두테르테의 남중국해 병력배치 발언에 中 "변심 아닐 것"
中 바짝 긴장하면서도 "필리핀과의 협력 순조롭다"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 영토로 주장해온 남중국해 무인도와 암초 전부에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하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영유권 분쟁을 빚는 남중국해 문제가 주변국들의 공동노력으로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돌출발언이 미중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담화에도 필리핀의 남중국해 정책이 바뀌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해당 언급은 필리핀 정치권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6일 분쟁수역에 인접한 팔라완의 한 군사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중국해에 대한 관할권을 유지해야 한다며 필리핀군에 무인도와 암초를 전부 점령하고 구조물을 세운 뒤 필리핀 국기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리핀 독립기념일(6월 12일)에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티투 섬을 직접 방문해 국기를 게양하고 아융인(중국명 런아이자오<仁愛礁>)에 좌초해 있는 필리핀선박을 수영장과 서비스 인력이 배치된 호화선박으로 대체할 계획도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최근 그의 발언기조와 비교해 가장 강경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가 직접적으로 중국을 거명하지 않았고 첨예한 분쟁지역인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 암초)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했다.
신문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언행의 일관성을 신뢰하기는 힘들지만 그가 취임한후 남중국해 정책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담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특히 양국 협력관계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먼(廈門)대학의 좡궈투 교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친미 성향의 군부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언급한 도서는 필리핀이 이미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곳이며 양국간 민감지역인 황옌다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결별하고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선언해 중국의 호응을 얻었다. 중국은 이에 화답해 최근 왕양(汪洋) 부총리가 필리핀을 방문했으며 중국 기업들이 17억달러 (1조9천271억원) 규모의 과일 등 농산물을 수입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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