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학무기 사용' 시리아군 비행장에 미사일 59발 폭격(종합2보)

입력 2017-04-07 16:19
수정 2017-04-07 17:56
美, '화학무기 사용' 시리아군 비행장에 미사일 59발 폭격(종합2보)

지중해상 구축함서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시리아 "군인 등 6명 사망"

"북한·중국에도 메시지"…러시아 등에 사전 고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이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향해 미사일 표적 공격으로 대응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밤 지중해 동부해상에 있는 해군 구축함 포터함과 로스함에서 시리아의 공군 비행장을 향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공격 시점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 45분이었고 시리아 시간으론 7일 새벽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NBC뉴스는 미군이 시리아 중부의 홈스 인근의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을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이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시리아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이라고 전했다.

비행장의 전투기, 활주로, 유류 보급소가 공격 대상이었다.

미국 측은 아직 이번 공격의 구체적인 결과는 밝히지 않았다.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아직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시리아 군 당국은 군인을 포함 6명이 숨지고 수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장교를 포함해 군인 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또 타깃이 된 공군기지가 "거의 완전히"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폭격 후 성명을 내고 자신이 공격 명령을 내렸으며 미국이 정의 편에 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 정권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상대로 한 첫 공격이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에서 테러 퇴치를 명목으로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공습을 진행해 왔다.

아울러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내린 가장 중요한 군사명령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최근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감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서는 화학무기 살포 공격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주요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반드시 "치명적인 화학무기의 사용을 미리 막고, 저지해야 한다"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리아의 학살, 유혈사태를 종결하기 위해 문명국들은 (이번 대응공격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시리아 응징은 예고된 사항이었다.

트럼프 정부는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사건을 계기로 시리아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아사드가 끔찍한 일을 했다. 시리아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로 엄청난 범죄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아사드가 한 행동들을 볼 때 그가 더는 시리아 국민을 다스릴 역할은 없어 보인다"며 아사드 정권 축출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미국이 최근 시리아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놓였지만,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기간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을 두고 북한과 중국도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미국의 안보 딜레마인 북핵 문제가 논의될 미·중 정상회담 중에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며 이번 공격이 "중국에도 보내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도 "이번 시리아 공습은 북한과 이란을 비롯해 미국의 잠재적인 적국들에 대한 메시지"고 말했다.

이날 미군의 공습 이후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주권국에 대한 침공"이라며 미·러 관계의 악화를 경고하는 등 아사드 정권의 후원국인 러시아와 이란은 강한 반발의 뜻을 표현했다.

미국은 이번 공습을 앞두고 러시아 등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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