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불량' 택시기사들…승객 스마트폰 사고팔다 무더기 검거(종합)
경찰 '도난·분실 스마트폰 검거 전담팀' 꾸려 87명 적발
분실 스마트폰으로 콘텐츠 매매 결제 등 '2차 피해' 속출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승객들이 놓고 내린 고가의 스마트폰을 챙겨 장물업자에게 넘긴 택시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015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승객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돌려주지 않고 장물업자에 판매한 혐의(점유이탈물횡령 등)로 장모(58)씨 등 택시기사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분실 스마트폰 8대를 한 대당 1만∼5만원에 장물업자 이모(29)씨 등 2명에게 판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도로에 휴대전화 전원 불빛을 비추는 일명 '흔들이' 수법으로 택시 기사들에게 신호를 보내 유인한 뒤 스마트폰을 헐값에 넘겨받은 장물업자 일당도 함께 검거했다.
경찰은 이에 더해 2012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화장실, 주점, 노상 등에서 분실 스마트폰을 습득하거나 분실 휴대전화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받아 챙긴 김모(74·여)씨 등 77명도 입건했다.
이들 중에는 택시기사 아버지로부터 승객의 휴대전화를 받아 사용한 대학생 딸, 장모가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주운 휴대전화를 받아 사용한 사위, ATM 기기 위에 놓고 간 고객의 휴대전화를 주운 은행원 등도 포함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분실 스마트폰 습득은 2차 피해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화 사용을 못하는 대신 DMB 시청, 무선 인터넷으로 콘텐츠 서비스 등을 이용하며 요금은 피해자에게 덮어 씌운 것이다.
피해자 중 1명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앱결제(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콘텐츠 매매가 가능한 서비스)'로 10여차례에 걸쳐 100만원이 넘는 결제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 범죄가 날로 늘어감에 따라 지난달 전국 최초로 도난·분실 스마트폰 검거 전담 수사팀을 편성했다"며 "앞으로 관련 수사를 확대해 스마트폰 범죄에 경종을 울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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