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도박판' 자영업자 8개월간 5억4천만원 잃어

입력 2017-04-07 08:24
'타짜 도박판' 자영업자 8개월간 5억4천만원 잃어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영화 '타짜'와 같은 사기 도박판에 속은 60대 자영업자가 8개월간 5억4천만원을 잃었다.

부산에서 부동산 임대업과 화장품 판매업 등에 종사하던 A(62) 씨는 지난해 7월 김모(45) 씨의 소개로 부산의 한 인력사무소에서 열린 포커 도박에 합석했다.



미리 와 있던 배모(27)·김모(40·여)·김모(53) 등이 인사를 건네며 A씨를 반겼다.

재미삼아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포커 패를 집어 든 A씨는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까지 돈을 따는 쏠쏠한 재미에 빠졌고 인력사무소에 오는 일이 잦아졌다.

돈이 없을 때는 차용증까지 써가며 현장에서 돈을 빌렸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많이 따도 200만원 정도에 불과했는데 잃을 때는 적게는 3천만원, 많게는 5천만원에 이르렀다.

A씨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수사한 결과 도박판을 처음 소개한 김씨를 비롯해 4명 모두가 한통속이었다.

10년 전부터 A씨와 알고 지낸 김씨는 A씨가 평소에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른바 부산지역 '타짜'를 모아 도박판을 만들고 의도적으로 A씨를 데리고 간 것이었다.



김씨 등은 카드배열 순서를 미리 조작한 속칭 '탄카드'를 허벅지에 차고 패를 돌렸다.

이들은 조작한 패를 바꿔치기할 때 A씨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사장님, 오늘은 패가 정말 좋네요" 등의 온갖 농담을 하며 A씨의 집중력을 분산시켰다.

게다가 탄카드를 빼는 방향을 가리려고 그 반대편에서 팔을 들고 손바닥을 펴 A씨의 시선을 가렸다.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던 A씨는 지난해 7월 24일부터 올해 3월 28일까지 20차례에 걸쳐 모두 5억4천만원을 잃었다.

김씨 일당은 이렇게 챙긴 돈을 각자 똑같이 나눠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김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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