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 쪼개지나…골드만삭스 출신 경제참모도 '찬성'
게리 콘 NEC 위원장, 상원 비공개회의에서 지지 입장 밝혀
18년전 사라진 상업은행·투자은행 칸막이, 재설치 급물살탈 듯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비대해진 은행들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재분리하는 방안이 미국에서 힘을 얻어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대선 과정에서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가들도 잇따라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5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위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6일 보도했다.
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매사추세츠) 의원으로부터 은행 업무 분리를 추진할 것인지를 질문받고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증권사는 유가증권 인수 및 거래에 집중하고, 시티그룹과 같은 은행은 대출 업무를 주로 하던 때로 돌아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도 말한 것으로 참석자들이 전했다.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로 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로 발탁된 콘 위원장이 이 같이 답한 데 대해 회의에 참석했던 상원의원들과 보좌진들이 놀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1월 장관 인준청문회에서 두 업무를 분리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토머스 호닉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부의장이 분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 잇따라 '열린 자세'를 보이면서 18년 전 폐지된 이른바 '글래스-스티걸법'의 부활에 힘이 실리는 모양이다.
대공황이 발생한 뒤인 1933년에 은행이 고유의 결제 기능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던 이 법은 1999년에 업종간 벽을 허물어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폐지됐다.
하지만 은행이 복잡한 파생상품을 개발하고 투자 업무에 치중한 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기여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법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워런 의원은 2013년에 이른바 '21세기 글래스-스티걸법'을 발의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의원도 이 법안에 공동스폰서로 참가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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