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북핵 담판' 돌입…오늘 첫 만찬 회동

입력 2017-04-06 23:40
트럼프-시진핑 '북핵 담판' 돌입…오늘 첫 만찬 회동

'모든 옵션검토' vs '대화와 제재 병행'…불꽃튀는 신경전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호화리조트 마라라고에서 마침내 첫 대좌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5분(한국시간 7일 오전 3시 35분)께 전용기 에어포스원 편으로 플로리다에 도착하며 시 주석도 비슷한 시간에 플로리다를 밟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이날 오후 6시 30분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찬을 함께 한다는 일정만 공지한 상태다.

두 정상은 만찬회동을 시작으로 7일 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으로 이어지는 1박 2일간의 일정을 함께 하게 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글로벌 주요 2개국(G2)이 새로운 건설적 관계 구축을 위한 협력의 틀을 다지느냐, 아니면 상호 이견만 확인한 채 갈등의 길로 치닫느냐를 가늠하는 역사적 무대다.

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와 시진핑이 드디어 만난다"면서 "이번 회담이 향후 양국 관계의 새 틀을 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이자 성패를 판단하는 주요 가늠자는 크게 북핵 문제, 무역과 통상 현안, 남중국해를 비롯한 영유권 분쟁 등이다. 특히 점증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두 정상이 어떤 합의점을 도출해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더욱이 북한이 5일 미·중정상회담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탄도 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터라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핵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연일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던져 왔다. 정상회담을 앞둔 기선잡기 전략의 일환에서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다.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며 중국에 양단 간 결단을 하라는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대북대응책과 관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전날 방미 중인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북한을 '큰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라고도 단언했다.

중국이 지금처럼 계속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북한에 대한 전방위 제재를 넘어 중국을 직접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더 나아가 대북 군사옵션까지 열어두고 자신이 직접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중정상회담에서 세컨더리 보이콧이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이것은 정상회담 기간 있을 대화의 초기 의제"라고 답변해 미국의 대북·대중 강경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반면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국은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에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제사회 주도의 대북제재에는 찬성하지만, 그 이상은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군사옵션은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킨다는 논리를 일관되게 펴고 있다.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대북제재와 동시에 6자회담을 재개하고 평화협정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초강경 공세'와 시 주석의 '적극적 수비'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구체적인 접점 모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존 딜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4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두 정상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놓고 각자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는 선에서 특별한 진전 없이 회담을 끝낼 공산이 크다며 '무승부' 가능성을 점쳤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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