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이재영, 이제는 한국 여자배구 거포 계보 잇는다
득점은 한국 선수 중 1위, 리시브 전체 1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대한민국 여자배구 거포 계보를 잇는 이재영(21·흥국생명)이 신인왕에서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까지 거머쥐는 데는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14-2015시즌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재영은 겁없는 활약으로 신인왕을 차지하더니, 2015-2016시즌에는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를 차지하며 여자부 베스트 7 레프트에 선정돼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도약했다.
그리고 2016-2017시즌 이재영은 프로데뷔 3년 만에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여자부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이재영은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시상식에서 전체 29표 가운데 20표를 얻어 여자부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흥국생명 선수가 정규리그 MVP를 받은 건 2005-2006시즌부터 2007-2008시즌까지 3연속 수상한 김연경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시즌 이재영은 29경기에 출전해 479득점으로 전체 6위에 올랐다. 한국인 선수 중에는 단연 1위다.
오픈 공격(성공률 33.85%)과 퀵오픈(45.45%), 시간차(48.24%), 백어택(31.97%) 모두 한국 선수로는 1위를 기록하며 여러 공격에 능한 '팔방미인'다운 모습을 뽐냈다.
이재영의 진가는 비 득점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한국 배구에 공격 또는 수비에만 전념하는 선수가 다수 등장해 '반쪽짜리'라는 평가와 함께 국제무대 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조류와는 다르게, 이재영은 올해 리시브(세트당 3.864) 1위까지 차지했다.
리시브 2위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의 세트당 2.861개보다 1개 이상 더 많다.
안정적으로 서브 리시브를 하고 곧바로 자세를 다듬은 뒤 스파이크까지 때리는 이재영은 '에이스'라는 호칭이 지나치지 않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재영이지만, 딱 하나 이루지 못한 게 있다. 바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던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에 역전 우승을 헌납했다.
준우승 트로피를 받으며 눈물을 보였던 이재영은 '마지막 한 조각'을 채우기 위해 다음 시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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