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로 모았다?…농아인 사기단 총책 재산 동결

입력 2017-04-09 09:30
수정 2017-04-09 10:51
때밀이로 모았다?…농아인 사기단 총책 재산 동결

법원 "범죄수익 가능성 커"…농아인 수백명한테서 280억원 뜯어내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법원이 투자사기를 통해 전국 농아인 수백여명으로부터 280억원 가량을 뜯어낸 '행복팀' 총책이 가진 재산을 잇따라 동결했다.



총책이 때밀이를 해서 재산을 모았다고 주장했지만 범죄수익으로 판단해 재산을 빼돌릴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창원지법은 농아인 사기단 '행복팀' 총책 김모(44)씨 소유 부동산과 채권을 상대로 검찰이 낸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9일 밝혔다.

법원은 "김 씨가 소유한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볼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동결한 재산은 김 씨 명의로 부산시에 있는 대지와 2층짜리 단독주택, 밭 지분, 김 씨가 운영한 부산시내 커피 체인점 임차보증금 등이다.

법원은 앞서 김 씨 소유이거나 김 씨 측근이 타고 다닌 승용차 13대에 대해 검찰이 제기한 몰수보전 청구도 인용했다.

몰수보전된 차량 중에는 벤츠, 포르쉐, 아우디 등 외제차도 6대나 됐다.

신차 기준으로 차값이 적게는 5천만원 안팎, 많은 것은 3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급차다.

나머지 7대는 체어맨, 카니발 리무진 등 국산 고급차량이었다.



김 씨는 농아인 사기단에서 '가장 높은 분'으로 통했다.

그와 행복팀 간부들은 자신들도 농아인이면서 전국 농아인 360여명으로부터 고수익을 미끼로 28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받아챙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행복팀 정점에 있던 김 씨는 고급 외제차를 바꿔가며 타거나 전원주택에 살며 명품 옷을 입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때밀이를 하고 커피점을 해 돈을 모으고 재산을 증식했다고 주장했다.

검경은 그러나 김 씨 주장이 현실성이 전혀 없다며 농아인들을 상대로 투자사기를 해 재산을 불린 것으로 판단했다.

돈을 빼앗긴 농아인들은 재판이 열릴 때마다 창원지법 앞에서 집회를 열어 투자금을 돌려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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