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줄인다' 동맹군 모술 IS 격퇴전술 수정
민간인 오폭 여파…"사람 죽으면 탈환이 무슨 소용"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최근 이라크 모술에서 발생한 민간인 오폭사건의 여파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이는 국제동맹군과 이라크군이 전술을 바꾸기로 했다고 미국 공영방송 NPR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동맹군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인이 밀집한 구시가지에 대한 탈환전 속도를 늦추고 공습횟수도 줄이기로 했다.
이라크 니네바작전사령부의 지휘관인 나짐 압둘라 알자부리 소장은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 있어 공습에 기대지 않기로 지휘관들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17일 미군의 모술 공습 과정에서 민간인 100여명이 숨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낸 건물 붕괴 때 IS가 따로 설치한 폭탄이 터졌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동맹군이 검토하는 새 전술에는 남쪽으로 구도심에 들어가는 것보다 현재 모술 서부를 둘러싼 지역을 강화하기 위해 부대를 재배치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군은 모술 전체를 포위해 IS의 도주로를 완전히 차단했으나 IS는 그 안에 갇힌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 그 민간인 규모는 4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모술 주민들은 IS가 탈출하려는 이들을 누구라도 붙잡아 정기적으로 사살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하고 있다.
미군과 동맹군은 공습을 통해 이라크군이 인구 밀도가 낮은 모술 동부를 탈환하는 길을 열었으나 기갑차량을 위한 도로가 좁아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알자부리 소장은 "모술 동부에는 매우 빨리 들어갔으나 이제부터 작전이 어렵다"며 "지금까지 모술의 50%를 해방했으나 도시에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그들은 식량, 물, 전기, 모든 게 부족해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군은 현재 모술 내에 남아있는 조직원들의 규모를 700∼8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알자부리 소장은 "조직원의 규모는 별것이 아니지만 그 안에 갇힌 민간인들의 수가 문제"라며 "많은 사람이 죽은 뒤에 모술을 탈환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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