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렸을 뿐인데…중금속 독성 물질이 줄었다"

입력 2017-04-06 11:47
"얼렸을 뿐인데…중금속 독성 물질이 줄었다"

극지연구소 참여 국제 공동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오염된 물이 얼어붙으면서 독성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극지연구소는 한림대, 울산과기대, 체코 마사릭대와 공동 연구한 결과 발암 물질인 중금속 '육가크롬'(6가 크롬)이 녹아있는 물이 얼면서 유독 성분이 감소하는 화학반응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6가 크롬은 도금 작업 등에 활용되는 금속원소 크롬의 화합물 중 하나로,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한 중금속 물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6가 크롬의 경우 얼음 결정이 형성되는 영하의 온도에서 다른 성분들과 반응하며 인체 유해성이 낮은 '3가 크롬'으로 빠른 속도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는 화학반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

연구팀은 얼음 결정 사이에 완전히 얼어붙지 않은 영역이 존재하는데, 이곳에 6가 크롬 등이 모여 농도가 최대 수십만 배 높아지면서 화학반응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국내 제조업체에서 방출된 6가 크롬 오염폐수로 실험을 진행됐고, 6가 크롬과 반응한 성분들 역시 생활 및 산업현장에서 방출되는 물질이어서 향후 폐수처리 공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위험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과 '토털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얼음의 자정작용이 남·북극에서도 실제 일어나고 있는지, 전 지구적인 자연정화에도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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