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 큰손 JAB, 美빵집체인 파네라 인수…스타벅스 위협?
커피시장 1위로 올라서기 위해 8조5천억 원 들여 인수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전 세계 유명 커피 업체를 줄줄이 인수하며 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투자회사 JAB가 미국의 대형 베이커리 체인인 파네라브레드를 인수했다.
금융시장에서는 JAB를 등에 업은 파네라브레드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경우 스타벅스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JAB는 파네라 브레드를 75억 달러(약 8조5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네라브레드에 주당 315달러 상당의 현금을 지불하고 이 회사의 부채 3억3천만 달러(약 3천735억원)를 떠안는 조건이다.
주당 315달러는 지난달 31일 현재 파네라브레드의 30일 평균 주가에 30%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모닝스타의 글로벌레스토랑 애널리스트 RJ호토비는 미국 CNBC 방송에서 "이번 인수는 스타벅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파네라는 JAB의 도움으로 소형 매장을 늘리거나, 배달옵션을 다양화하거나 다른 JAB 브랜드와 연계해 제품 구성을 늘리면서 스타벅스를 위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AB의 파네라브레드 인수는 싱가포르의 GIC, 미국의 스탠퍼드대학재단과 펜실베이니아대학재단을 포함한 외부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펀드 JAB컨슈머와 공동으로 이뤄진 것이다. 한 소식통은 양측이 각각 50%의 지분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JAB는 이번 인수가 성공함에 따라 커피 체인인 큐릭 그린 마운틴와 피츠 커피, 도넛 체인인 크리스피 크림에 이어 파네라브레드가 운영하는 2천 개의 매장도 한 지붕 아래에 거느리게 됐다.
JAB는 커피 부문에서 세계 1위인 스위스의 네슬레를 따라잡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유명 커피 회사들을 줄줄이 인수한 바 있다. 특히 파네라브레드를 포함해 JAB가 지난 10년간 미국의 식품·음료 체인 인수에 쏟은 자금은 400억 달러(약 45조3천억 원)에 이른다.
JAB가 인수한 미국의 체인으로는 지난 2015년 139억 달러에 사들인 큐릭이 최대였다. 이밖에 인텔리겐차와 스텀프타운 커피와 같은 신흥 브랜드들도 JAB의 수중에 들어간 상태다.
올리비에 구데 JAB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파네라의 미래 비전, 전략적 구상, 혁신 문화,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점의 적절한 조합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네라는 점점 거칠어지는 미국 외식산업 시장에서 배달은 물론 주문과 결제와 관련된 기술 개발을 선도해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파네라의 경험이 JAB가 소유한 다른 체인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 외에 개인별 기호와 건강식품에 중점을 둔 메뉴를 개발한 것도 파네라가 수익과 시장 점유율을 늘린 배경이었다.
JAB는 지난 1984년 작고한 알베르트 라인만의 자녀인 볼프강과 슈테판, 레나테, 마티야스 등 4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다.
라인만은 생전에 입양한 9명의 자녀에게 골고루 지분을 분배했으나 이들 4명이 다른 형제의 지분을 사들였다. 포브스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리스트에 따르면 이들 4명이 보유한 재산은 160억 달러(약 18조원)를 넘어 유럽 최고 부호 가문 중 하나로 꼽힌다.
라인만 가문은 커피 회사 외에도 캘빈 클라인과 데이비드 베컴의 향수 브랜드를 보유한 코티와 지미 추, 발리, 벨스타프 등 명품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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