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북한 아이스하키 "열렬한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영국 꺾고 세계선수권 첫 승리 수확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개막 후 처음으로 북한 국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북한은 5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 A(4부리그) 대회 3차전에서 영국과 연장 접전 끝에 3-2(0-0 1-0 1-2 1-0)로 승리했다.
3피리어드 중반까지 2-0으로 앞서간 북한은 이후 연속골을 내주고 2-2 동점을 허용했다. 1차전 호주(1-2패), 2차전 네덜란드(2-4패)에 이어 또 한 번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무너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연장 1분 59초에 터진 진옥의 서든 데스 골로 이번 대회 첫 승리를 수확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0-7로 대패했던 영국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 강등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북한은 승리가 확정된 뒤 거의 모든 선수가 눈물을 흘리며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강릉 하키센터 천장에 걸린 대형 전광판 화면은 인공기로 꽉 채워졌고, 경기장에는 북한 국가가 연주됐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승리 팀 국가를 틀어준다.
북한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큰 목소리로 응원해준 남북 공동 응원단에게 두 손을 들어 답례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북한 선수들의 표정도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앞서 호주와 네덜란드에 연이어 패했을 때만 해도 북한 선수들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 굳게 입을 다물고 빠르게 믹스트존을 지나갔다.
취재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북한 선수들은 이날만큼은 상기된 얼굴로 취재진 한 명 한 명과 따뜻한 시선으로 눈을 맞췄고, 한 선수는 소감을 묻는 말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한호철 북한 대표팀 매니저는 "열렬히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큰 힘이 됐습니다"라고 남측 응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6일 예정된 남북 대결에 대해서는 "내일도 뭐 경기해야죠"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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