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중국인 1년새 66% 감소…빈자리 채우는 대만·일본인
대구공항 입국 대만인 6명→2천949명, 일본인 190명→1천883명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대만 관광객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歡迎來自台灣的貴賓訪問本店)
6일 오전 대구시 북구 한 찜질방 앞에 대만 언어인 중국어 번체자로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한 달 전만 해도 베이징 표준어인 간체자로 '어서 오세요' 팻말이 붙은 곳이다.
지난 1일 이 찜질방에는 평소 단체로 몰려온 중국 관광객(유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친구, 모녀 사이로 보이는 대만 여성들이 찜질방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북구에 있는 한 찜질방 직원은 "대만 손님은 귀빈"이라며 "유커보다 돈을 덜 쓸지 몰라도 수준은 한 단계 위"라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조치로 대구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빈자리는 대만과 일본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
대구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3월 대구국제공항으로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은 1천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천33명보다 66.1% 감소했다.
출국한 중국인은 767명으로 지난해 3월 2천420명보다 68.3% 줄었다.
대구공항으로 들어온 대만인은 지난해 3월 6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2천949명, 일본인은 190명에서 1천883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출국도 대만인은 지난해 3월 8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2천120명, 일본은 197명에서 1천691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를 관광관련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중구 동성로 한 화장품 판매점 직원 서모(23·여) 씨는 "중국 관광객은 매장에서 샘플 화장품을 써보기만 하고 정작 구매는 면세점에서 했다"며 "대만 사람은 매장에 들어오면 사기라도 한다"고 말했다.
대구 관광업계도 유커 감소에 대응해 대만, 일본인을 겨냥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입국한 대만인 1천여 명은 '대구·경주·부산' 여행상품을 이용했다.
대구에서는 1박 2일 머물며 팔공산, 두류공원, 동성로를 둘러봤다.
이들 가운데 70여 명은 지난 2일 열린 대구국제마라톤에 참가했다.
옌야핑(38·여)씨는 "대구 시내를 달리며 본 벚꽃을 잊을 수가 없다"며 "먹을거리도 많고 관광도 즐거워 내년에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대구를 방문한 일본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여행사 관계자 30명은 나흘 동안 주요 관광지 등 곳곳을 답사한다.
이들은 대구 한방·미용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어 일본 관광객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간사이 여행업계 관계자 15명도 오는 13일부터 이틀 동안 대구와 안동, 문경을 찾아 힐링 체험과 세계문화유산 관광을 하는 상품을 개발해 일본 관광객에게 소개한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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