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친정 갑니다" 다문화 이주여성들 고향 나들이
경기공동모금회 4년간 총 49개 다문화가정 지원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명절 때가 되면 저마다 부모와 형제자매를 만나러 모이는데 저는 친정에 갈 수가 없어서 너무 외로웠어요"
유미(41·여)씨는 5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도움으로 6년 만에 고향인 일본을 방문했다"며 기뻐했다.
2002년 한국인 신랑을 만나 경기도 수원에서 가정을 꾸린 유미씨는 6년 전 친정인 일본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를 다녀온 것이 마지막 친정방문이었다.
때때로 온라인 무료 영상통화로 친정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그리움을 달래야 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일본행 비행기를 끊을 여력이 없어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다"던 그는 경기공동모금회의 이주여성 고향 방문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유미씨는 지난 1월 온 가족과 함께 모처럼 친정집에 찾아가 어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그동안 쌓아두었던 그리움을 훌훌 날려 보냈다.
조만간 모국인 중국을 방문하게 된 박홍화(경기 안양)씨도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곁을 지키지 못한 게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늦었지만 할머니에게 인사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경기공동모금회는 유미씨를 포함해 5년 이상 모국방문을 하지 못한 17개 저소득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의 고향 방문을 지원한다.
나라별로는 중국 7명, 베트남 5명, 일본 3명, 캄보디아·파키스탄 1명 등으로 이들은 개인 일정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순차적으로 고향을 방문한다.
이들에게는 가정당 250만∼350만원의 항공료와 체류비가 지원된다.
최신원 경기공동모금회 회장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Choi's happy fund'의 사회공헌사업 중 하나인 '多문화가정의 多情한 고향나들이' 사업은 올해로 4회를 맞이했다.
경기공동모금회는 지난 4년간 총 49개 다문화가정에 이주여성 고향 방문을 지원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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