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인접 터미널 울타리 열어 환적화물 수송
항만공사 "상반기 시행 목표…교통혼잡 줄이고 운영효율 제고"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신항의 타부두 환적화물 일부가 외부 도로를 거치지 않고 부두 내에서 이동하게 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터미널운영사와 해운동맹 대표선사들이 참여한 부산항운영대책협의회에서 신항의 인접한 부두들이 울타리를 열어 타부두 환적화물을 터미널 내부도로를 이용해 수송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6일 밝혔다.
타부두 환적화물은 한 터미널에 접안한 선박에서 내린 화물을 다른 부두로 옮겨 싣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신항의 터미널들이 울타리로 단절돼 있어 바로 옆에 있는 터미널로 화물을 옮길 때도 정문 밖으로 나가 외부 도로를 거쳐 다른 터미널로 들어가야 한다.
지난해 신항에서 처리한 환적화물 730만개(20피트짜리 기준) 가운데 140만개 정도가 타 부두 환적화물이었다.
항만공사는 5개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과 1개의 다목적부두의 장치장 쪽 울타리를 일부 허물고 통로를 만들어 트레일러들이 지나다니게 할 방침이다.
1부두(PNC)와 2부두(PNC) 사이에는 이미 환적화물 이동을 위한 통로가 있다.
두 터미널운영사가 2M 해운동맹의 환적화물을 옮기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1부두와 4부두(HPNT) 사이에 있는 다목적부두에도 항만공사가 통로를 설치했다.
항만공사는 5월까지 2부두와 3부두(HJNC), 4부두와 5부두(BNCT) 사이에도 통로를 만들 예정이다.
통로 설치가 끝나면 트레일러 통행에 따른 안전문제 등을 운영사들과 협의해 상반기 중에 인접 터미널 간에 내부도로를 이용한 환적화물 수송을 시작한다는 게 항만공사의 목표이다.
이렇게 되면 타부두 환적화물의 절반가량이 외부도로를 거치지 않고 부두 내에서 이동할 수 있어 신항 일대 도로의 혼잡이 많이 줄어들고 터미널 출입구에 트레일러들이 몰리는 시간대의 병목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항만공사는 기대한다.
전반적인 운송시간이 단축돼 환적 효율이 그만큼 향상되는 효과도 예상한다.
항만공사는 애초 신항 전체 부두의 울타리를 허물어 모든 타부두 환적화물이 외부 도로를 거치지 않고 내부로만 이동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운영사들의 반대가 심해 인접 터미널 사이에만 내부도로를 이용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터미널 내부도로를 이용한 타부두 환적화물 수송이 실현되려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일부 터미널은 선박의 접안방향이 반대여서 트레일러들이 장치장에서 서로 마주 보고 운행해야 해 사고위험이 있거나 컨테이너를 쌓는 방향 등 운영방식이 달라 내부도로 이용에 한계가 있는 경우도 있다.
운영사들은 외부 트레일러 통제인력 배치에 따른 비용부담, 사고 발생 때 책임소재 등의 어려움도 거론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여러 문제가 있지만 신항의 운영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운영사들도 공감하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통해 문제들을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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