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文 승리 위해 힘 모아달라…도지사 의무 성실히 수행"
"도지사로서 적극적인 선거 지원 한계 있지만 모든 의무 다할 것"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5일 "문재인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안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후보 경선 승리로 안 지사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저를 지지해 준 분들이 문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고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는 주문은 경선 후보로서 의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현직 도지사로서 선거 중립 의무가 있어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돕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국민이 원하는 정권 교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당원이자 경쟁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모든 의무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과정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자신의 '대연정'과 '사드' 발언 등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주제였다"고 평가했다.
안 지사는 "저의 여러 제안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비전이 진보·보수 양 진영에서 모두 배척당하기도 하고, 전통적인 지지기반으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며 "하지만 제 문제 제기는 옳았고, 비전과 소신에 입각할 때만 정권교체도 확실히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전통적인 보수, 진보를 뛰어넘는 안보외교 전략, 민주주의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실현하자는 제안이 촛불광장에서 화난 시민에게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다"며 "제 소신을 잘 설명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안 지사는 앞으로 충남지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민주당 대선 경선을 위해 연가를 낸 뒤 이날 16일 만에 도정에 복귀했다.
그는 "법률에 따라 도민과 약속한 도지사로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게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도정에 충실하고 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확고하게 준비해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지원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현직 도지사에게 그런 제안을 하겠느냐"며 "남은 임기 제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게 유일하게 신경 써야 할 대목이고, 도지사 업무를 잘하는 게 문 후보나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특히 지역 현안을 전국적인 의제로 접근해 문제를 푸는 방식을 담은 '충남의 제안'을 언급하며 "충남도가 제기한 중요한 의제가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써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4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 행사에서도 "대선 경선에 도전해 최종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경선 과정에서) 농업재정 구조혁신, 전력수급 계획 전환 등 그동안 지방정부가 현장에서 느낀 중요한 제안에 대해 효과적으로 문제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선에서 제 생각과 장점, 포부를 이야기하면서 그동안 본 정치와 선거보다는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자평한 뒤 "도정에 복귀해 신나게 일하겠다. 지나간 것은 잊고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모아내겠다"고 다짐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