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좀 흘렸을 뿐인데…화물 내리던 비행기, 돌연 '쿵'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한 공항에서 짐을 내리던 화물기가 돌연 기수가 들리면서 주기장에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 자와포스내셔널네트워크(JPNN)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 25분(현지시간) 파푸아주(州) 와메나 공항에 있던 보잉 737 화물기가 갑작스럽게 기수가 들리면서 주저앉았다.
현지 화물항공사 TRI-MG 아시아 소속인 이 화물기는 시멘트와 쌀, 식용유 등을 싣고 이 공항에 착륙해 짐을 내리던 중이었다.
공항 관계자들은 해당 항공기에 실려있던 화물이 갑자기 비행기 뒤편으로 쏠리면서 기수가 들렸다고 말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화물칸에 실려있던 식용유가 샌 것을 주된 사고원인으로 지목했다.
파푸아 지방경찰청의 카말 대변인은 "식용유가 흘러 화물칸 바닥이 미끄러워지는 바람에 시멘트와 쌀이 비행기 뒤편으로 미끄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들은 통상 기수를 살짝 든 채 착륙한다는 점과 착지때 발생하는 충격 등을 고려하면 해당 항공기의 화물은 착륙 당시부터 이미 뒤쪽으로 어느 정도 밀려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카말 대변인은 "화물을 모두 내리자 해당 화물기는 기수를 다시 낮췄지만 꼬리 부분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손상 정도는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저가항공사가 잇따라 설립되면서 급증한 항공편에 비해 숙련된 조종사 수가 적고, 당국의 규제 역시 느슨해 항공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약 1만7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항공 교통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항공안전네트워크(ASN) 통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1년간 최소 12건의 항공사고가 발생해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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