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만장굴 보존지역 산림훼손 부동산개발업자 영장

입력 2017-04-05 11:36
제주 만장굴 보존지역 산림훼손 부동산개발업자 영장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만장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 산림을 훼손한 혐의(문화재보호법 및 산지관리법 위반)로 부동산개발업자 이모(57·제주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씨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받지 않은 채 지난해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에 천연기념물 제98호이자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에서 직선거리로 280m 떨어진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잡종지 4천939㎡에 있는 높이 1∼2.4m의 암석을 깎아내고, 25t 덤프트럭 50∼75대 분량의 흙과 돌로 0.8∼1.8m를 메워 평탄작업을 한 혐의다.

이 씨는 행정시의 산지전용허가도 받지 않고 해당 토지에 자생하는 소나무 85그루와 잡목을 굴삭기로 뿌리째 뽑아 땅속에 파묻은 혐의도 받고 있다. 국유지인 도로 597㎡까지 침범해 평탄작업을 해 복구비 3천700여만원 상당의 피해를 주기도 했다.

수사 결과 이 씨는 해당 토지에 단독주택 12개 동을 지어 분양할 목적으로 지난해 3월 아들 명의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1억9천만원에 매입하고 나서 같은 해 9월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하기 전부터 불법 토목공사와 토지 형질 변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토지 진입로가 6m 미만이어서 단독주택을 9개 동밖에 지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같은 해 10월 불법행위가 적발됐음에도 해당 토지 중 1천685㎡를 아들로부터 6천만원에 사는 것으로 허위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 제출하는 방식으로 분할해 총 12개 동을 건축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치경찰은 문화재청 심의 결과 해당 토지가 만장굴 내 낙석위험이 큰 구간 주변에 있어 과도한 원지형 변화가 만장굴 보존·관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부결된 점, 건축물이 들어설 경우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 범죄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도주 우려와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자치경찰단은 지난해 산림사건 전담수사반을 편성, 73건을 수사해 투기 목적의 부동산개발행위 6건과 관련된 9명을 구속했다. 현재도 10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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