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본선 레이스 점화…적통경쟁·연대론 구도싸움 격화
문재인·안철수 '정권교체 적자론'…홍준표·유승민 '보수적통론' 경쟁
非文 '패권청산론' vs. 文 '적폐연대론' 프레임대결도 고조
문재인 1위 유지에 안철수 약진…安 다자구도서 첫 30%대 여론조사도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상헌 기자 = '5.9 장미대선' 본선 레이스가 5일 5자대결 구도 속에 스타트 라인을 끊었다.
국민의당이 전날 최종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후보로 선출함에 따라 주요 5개 정당의 대진표가 마침내 확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본선 진용은 야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범보수에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각각 나서는 5자 대결 구도로 일단 짜였다.
각 후보는 대선을 34일 앞둔 이날 본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총력 태세에 나섰다.
이틀 전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경남 양산의 부친 묘소를 참배한 뒤 공식 일정 없이 대선 구상에 집중하고, 안철수 후보는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 후 당선사례, 기자간담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홍준표 후보는 부산과 울산에서 지역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우파 결집'을 호소하고, 유승민 후보는 중앙선대위 발족 및 안보공약 발표에 나선다.
심상정 후보는 목포대 특강 등 호남 표심 공략에 들어갔다.
이제 막 출발선을 지난 본선 초반전 각 후보의 움직임은 야권과 범보수 진영 내부의 주도권 경쟁과, 연대론을 둘러싼 문 후보와 비문(비문재인) 진영 간 프레임싸움으로 요약된다.
진영 내부적으로는 야권의 경우 문 후보와 안 후보, 범보수에서는 홍 후보와 유 후보 간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이어온 문 후보는 대세론을 이어가며 굳히기 전략에 치중하는 모습이지만, 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상 급등세를 부각하며 정권교체 적임자론을 강조하고 있다.
JTBC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자 대결 구도에서 민주당 문 후보 39.1%, 국민의당 안 후보 31.8%로 나타나는 등 안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안 후보가 문 후보와 양자 가상대결이 아닌 5자 구도에서도 3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 후보 측은 다자구도에서 여전히 문 후보가 오차범위 밖 부동의 1위임을 내세우지만 안 후보 측은 일부 양자대결 구도에서 문 후보에 앞선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며 표의 확장성에서 문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범보수 진영에서는 홍 후보와 유 후보가 서로 자신이 '보수 적자'임을 호소하며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샤이(shy) 보수'의 표심을 끌어내려는 치열한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 후보와 비문 진영 간 구도 싸움도 조금씩 거칠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후보 간 합종연횡을 통한 비문연대 구축 가능성이 여전히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양측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비문진영이 단일후보를 배출한다면 사실상 문 후보와 일대일 양자구도를 만들어 대선판도를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 후보 측은 잔뜩 경계심을 품은 모습이다.
비문 진영은 4개 원내교섭단체 체제에서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분권형 개헌이나 연정, 협치에 대해 문 후보가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며 패권적 태도를 보인다면서 '패권 청산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문 후보는 대통령과 함께 탄핵당한 구(舊) 여권을 중심으로 한 비문 연대를 '적폐 연대'라고 규정하고 '적폐 청산론'으로 맞서고 있다. 이는 비문연대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안 후보를 다분히 겨냥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러나 안 후보가 인위적 연대에 대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며 자강론에 방점을 찍고, 홍 후보와 유 후보 역시 후보 선출 이후 연대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비문연대 성사는 미지수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비문 진영의 구심점을 자처해온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개헌'과 '비(非) 패권지대'를 고리로 한 새판짜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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