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 조서'도 3시간 꼼꼼히 검토…檢, 기소전 '다지기'(종합)

입력 2017-04-05 15:50
수정 2017-04-05 15:54
박근혜 '옥중 조서'도 3시간 꼼꼼히 검토…檢, 기소전 '다지기'(종합)

朴 '부인' 입장 변화 없이 방어논리 강화 주력…6일도 출장조사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 나흘 만에 이뤄진 첫 '옥중 조사'에서도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며 조서도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달 중순 박 전 대통령 기소를 앞두고 여러 차례 구치소 출장조사를 통해 혐의 내용을 탄탄하게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5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첫 구치소 조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8시 40분까지 10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11시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울중앙지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형사8부장이 신문을 맡았다.

신문 자체는 오후 5시가 조금 안 돼 끝났는데,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피의자 신문조서 검토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시간 등을 감안하면 3시간 정도가 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애초 검찰은 조사를 시작하며 구치소 사정 등을 고려해 오후 6시 전에는 조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꽤 길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기 전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은 지난달 21일에도 밤 11시 4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 54분까지 조서 열람에만 7시간 넘게 쏟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렇게 조서를 충실히 따져보는 건 결국 이 내용이 향후 자신을 향한 '칼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피의자 신문조서가 향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으므로 불리한 문구나 문맥 등을 최대한 줄이려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각종 의혹에 대해 자신은 모른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해 온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조사에서도 입장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주요 혐의의 사실관계와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주력한 검찰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이달 중순 기소를 목표로 몇 차례 더 출장조사를 할 계획이다. 구체적 혐의와 범죄 사실을 확정하기 위한 '다지기' 작업 차원이다.

두 번째 출장조사는 6일 오전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이번에도 한웅재 부장검사가 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조사를 몇 번이나 더 진행할 예정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 단계에선 단언하기 어렵다. '수학의 정석'을 며칠 만에 다 볼 수 있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며 "진도를 나가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 부장검사와 함께 수사를 이끄는 이원석(48·27기) 중앙지검 특수1부장 투입 시기에 대해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이 부장이 한 번 가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초 검찰이 5일을 제안했으나 다음 날 조사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건 아니고 조사를 받으면 피로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만큼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사정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