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100년전 만들어진 '경주 용장계 지곡 삼층석탑' 보물 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에 만들어진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茸長溪 池谷) 제3사지 삼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1935호로 지정했다고 5일 밝혔다.
용장계 지곡 제3사지는 경주 남산에 흩어져 있는 절터 150여 개 중 하나로, 석탑은 남산 칠불암 인근의 작은 호수 근처에 서 있다.
이 탑은 7매의 지대석 위에 커다란 사각형 석재 8개를 2단으로 쌓아 기단을 만든 전탑(塼塔, 흙으로 구운 벽돌로 쌓은 탑)형 석탑이다. 전탑형 석탑은 작은 벽돌 대신 커다란 부재로 기단부 등을 짜 맞춘 탑을 말한다.
탑을 이루는 몸돌은 하나의 석재를 썼고, 표면에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았다. 1층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의 네 모서리에는 풍경을 달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석탑은 본래 무너져 있었는데, 2000∼2001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2002년 복원됐다. 석탑의 최상층 옥개석 아래쪽은 대부분 원부재가 활용됐다.
경주 남산 주변에 있는 또 다른 전탑형 석탑으로는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보물 제65호), '경주 남산동 동삼층석탑'(보물 제124호) 등이 있다.
앞서 보물로 지정된 두 탑이 9세기께 유물이라는 점에서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도 9세기께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다만 옥개석을 받치는 돌의 단수가 적고, 더 길쭉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경주의 다른 전탑형 석탑들보다는 건립 시기가 다소 늦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석탑이 있는 절터는 관련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발굴조사 때는 탑 주변에서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썼다는 '용장사'(茸長寺)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용'(茸) 자 기와 등 명문기와 9점과 통일신라시대 와당(瓦當)이 나왔다.
이외에도 분청사기와 백자 조각이 함께 발견돼 학계에서는 9세기 후반께 절이 창건돼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존재했다고 보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탑은 경북 안동에 많지만, 전탑형 석탑은 경주에 집중돼 있다"며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은 상륜부가 남아 있고, 전체적인 외관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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