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광주은행장, 경제단체 '지역발전 대선 공약' 건의 이끌어
"도시발전 측면에서 '무등산 차경(借景)' 안타까워"
"이번 대선 좋은 기회…광주·전남발전 한목소리 내야"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지역발전 과제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해달라고 대선후보들에게 건의해 주목을 받은 광주·전남 경제단체의 기자회견을 주도적으로 이끈 주인공이 김한(63) 광주은행장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선에서는 광주시와 전남도 등 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지역발전 과제들을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에게 제시하고 대선후보들이 이를 바탕으로 대선공약을 채택해온 게 관례지만 지역 경제단체들이 대선공약을 위해 '한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다소 '이질적인' 경제단체들을 공통된 주제로 한데 묶을 '막강한 구심체'가 없었던데다, 대선공약과 관련해서는 지자체들의 역할이 도드라져 상대적으로 경제단체들의 비중이 덜 주목받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고 야권 후보들이 주목을 받고 '호남 챙기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역발전 과제를 대선 후보들에게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김한 광주은행장을 주축으로 경제단체장들이 광주전남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지역발전 공약을 한데 모아 대선 후보들에게 건의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광주상공회의소, 광주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 광주은행 등 광주 경제단체들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하고 ▲ 4차 산업혁명시대 선도도시 조성 ▲ 문화관광 명품도지 조성 ▲ 미래 건축 중심도시 구축 ▲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현장 애로 개선 등 4대 과제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해달라고 건의했다.
또한 목포·여수·순천·광양상공회의소, 전남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 광주은행 등 전남 경제단체들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하고 ▲ 해양수산 융복합단지 조성 ▲ 해양수산 관광산업 국제선도지구 조성 ▲ 해경 제2정비창 유치 ▲ 여수 경도 복합해양관광 중심도시 육성 ▲ 광양만권 동북아 LNG 허브 구축 ▲ 순천 초경량 소재·부품 클러스터 조성 등 6대 과제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경제단체들의 요구가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실현될지 미지수지만, 수도권과 영남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산업인프라가 부족하고 지역발전이 더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한 은행장은 작년 광주은행 빌딩 20층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은행 본사에서 '무등산 차경'(借景·경치를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다)의 즐거움이 좋지만, 세월이 흘러도 광주은행 본사 건물 주변에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서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은행 본사 건물이 세워진 1996년 이후 도심 공동화 등으로 광주은행 본사 주변에 고층 건물들이 더는 들어서지 않는 것은 그만큼 도시발전이 더뎠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무등산 차경'이 도시발전 측면에서 꼭 즐거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김한 은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은 호남의 목소리를 내기 좋은 기회"라며 "언론, 경제, 정치, 행정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은행장은 2013년부터 JB금융지주 회장을 맡아오다가 2014년부터 광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은행 영업이익이 1천328억원으로 전년도보다 83.9% 증가했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천34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78.7% 늘 정도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둔 경영전략이 평가를 받고 있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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