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국 스마트車 기술특허, 양 많지만 질 낮아"

입력 2017-04-05 11:00
수정 2017-04-05 11:04
한경연 "한국 스마트車 기술특허, 양 많지만 질 낮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우리나라 스마트 자동차 산업기술 특허 수준에 대해 양은 많지만, 질은 낮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발표한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197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특허청에 출원된 스마트 자동차 기술 특허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도별 출원 건수는 2014~2015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렸다.

이에 따라 1970년 1.4%에 불과하던 연도별 세계 특허시장 점유율도 2015년 10.2%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1970년 이래 총 출원건수는 미국이 4천6건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365건으로 일본(1천144건), 독일(451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특히 센서와 인간자동차인터페이스(HVI) 분야 특허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질적인 분야를 살펴보면 특허 수준이 주요 경쟁국에 형편없이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 자동차 특허 출원 건수가 많은 8개국을 대상으로 2011~2015년 후속 발명에 인용된 횟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평균 0.94회로 영국(0.91회)을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미국이 3.91회로 인용횟수가 가장 많았고 독일(2.54회), 캐나다(2.07회), 일본·중국(각 1.81회), 대만(1.14회)이 뒤를 이었다.

다만 HVI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등에 이어 5위로 비교적 순위가 높은 편이었다.

보고서는 스마트 자동차 기술의 수명주기가 최근 대부분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오철 상명대 교수는 "스마트 자동차 관련 과거 원천기술이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초기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추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 자동차 분야의 원천기술은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중심의 자동차 고유 기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측정이나 컴퓨터 기술영역에 더 기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향후 기술도 정보 저장, 광학 영역 등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태현 한양대 교수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과거 아날로그 기술이 디지털로 이행하는 패러다임 전환기 때 아날로그 기술을 고집한 일본 기업을 추격할 수 있었다"며 "스마트 자동차 시장의 현 상황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려면 스마트 자동차 관련 업계도 기술 전략을 재정비하고 지금까지와 다른 협력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정부도 규제와 진흥정책을 잘 조합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미국은 2013년부터 캘리포니아 등 5개 주에서 자율운행면허를 발급했고 구글은 자율주행 거리 100만㎞를 돌파했다. 반면 한국은 2016년에야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임시로 운행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정 교수는 "스마트 자동차의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시험인증기준 제정과 제도 정비 등을 위한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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