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무게 어떻게 측정하길래…하루만에 1천t '오락가락'(종합)
육상거치 핵심 자료인데 신뢰할 만한 정보 안나와
(목포=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세월호 무게 추정치가 하루 사이에 1천t 이상 올랐다.
세월호 무게는 인양의 최종 관문을 통과하는 작업의 핵심 자료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하는 추정치가 오락가락하면서 신뢰감을 잃어가고 있다.
4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세월호 무게는 1만4천592t으로 추정된다.
육상 거치를 위한 선체 감량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전날 추정치(1만3천462t)보다 1천130t이 오히려 늘었다.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는 날카로운 물질로 선체를 찔러본 결과 진흙이 예상보다 많이 쌓여 있는 것으로 판단해 추정치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흙은 점성에 따라 같은 용량이더라도 무게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선체조사위는 설명했다.
세월호를 육상으로 실어 옮길 모듈 트랜스 포터 지지력은 1만3천t가량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배수를 통해 선체 무게를 빼려는 작업이 며칠간 이어졌다.
배수량이 예상보다 못 미치자 모듈 트랜스 포터를 추가로 투입하는 대안이 떠올랐지만 1천t 이상 추정치가 늘어나면서 모든 노력이 허무해질 상황에 부닥쳤다.
상하이 샐비지는 추가 감량을 위해 기존 지름 6∼15㎝인 배수 구멍을 30㎝로 늘릴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선체조사위는 반대했다.
기존 천공 결과로 미뤄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도 선체만 더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날이 달라지는 무게를 더는 믿기 어렵다는 불신도 천공 확대를 제지하는 배경이 됐다.
모듈 트랜스 포터가 세월호 무게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최악의 경우까지 감수해야 한다.
무게를 정확히 추정하는 일은 육상 거치의 시작과도 같다.
현재 세월호 무게는 통상 상하이 샐비지에서 1차 검토를 하고 도크와이즈(반잠수선 선사), TMC(컨설팅 업체) 관계자도 분석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실 구조와 화물 분포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선박 전문지식, 선체 도면도 활용하지만 해수, 화물 등 분포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해양수산부는 설명했다.
세월호와 모듈 트랜스포터의 조합이 제대로 준비되지 못하면 육상 거치 작업은 이번 소조기를 넘기고 보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세월호의 무게는 침몰 당시 인천항을 출발할 때부터 줄곧 추정의 대상이었다. 매번 편차도 컸다.
승선 인원, 화물 적재 기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침몰 직후 검경합동수사본부가 과적한 화물량을 포함해 무게를 계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상하이 샐비지는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선적한 직후 무게를 1만6천700t으로 예상했다.
해수부는 또 인양 전에는 부력이 작용하는 수중에서는 7천991t, 수상에서는 1만294t으로 짐작하기도 했다.
제원 상 세월호의 선체 무게는 6천825t였으며 화물은 승인량(987t)보다 1천228t 많은 2천215t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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