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이지 않은 문화콘텐츠 소비의 원리는
김상욱 문체부 콘텐츠정책관 '4차산업시대의 문화콘텐츠산업'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소비자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간주하는 주류 경제학의 전제가 깨진 지는 오래다.
물건을 고를 때 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대 효용을 주는 최적의 대안을 선택한다는 건 경제학 교과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실제론 그렇게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대다수 소비자가 이성보다 감정, 편견, 취향, 유행, 문화의 영향 속에서 제한적인 정보에 의존해 만족을 찾는 직관적 선택을 한다는 건 1960년대 이후 행동과학과 행동경제학에 의해 밝혀졌다.
신간 '4차산업시대의 문화콘텐츠산업'(크린비디자인 펴냄)은 문화콘텐츠 소비에서는 이 같은 행동경제학의 원리가 소비자 구매 행동에 더욱 지배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콘텐츠는 필수품이 아닌 기호품이라 개인의 취향이나 심리적인 요인이 가격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기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때문에 '치맥'(치킨과 맥주) 소비를 늘어난 것처럼 특정 정보를 접할 때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단어나 이미지에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연상소비'가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 주어진 불충분한 정보로 요령껏 판단하는 '휴리스틱'(어림셈법), 최초의 결정을 끝까지 고수하는 '각인',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양떼현상', 제품 제작에 직접 참여했을 때의 성취감을 중시하는 '이케아 효과' 등이 문화콘텐츠 소비에 강하게 작용한다.
문화콘텐츠 소비에서는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고, 소비자는 감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상품을 평가하기 때문에 감성 요인인 재미, 감동, 공감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문화콘텐츠 정책을 맡은 김상욱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으로 두 번째 저서다. 2013년 첫 저서 '문화콘텐츠산업 정책과 창조산업'을 낸 바 있다.
저자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선 소비자들의 행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431쪽. 2만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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