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배드딜보다 노딜이 낫다'…英야권 "근거없다"
야권 주도 의회 브렉시트위 "근거 내놔라" 요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과 관련해 '배드딜'(bad deal)보다 '노딜'(no deal)이 낫다며 협상 결렬도 마다치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야당 의원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영국 하원 브렉시트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정부는 배드딜보다는 협상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다고 말해왔지만, 아직 어떤 조건들이 '노딜'보다 더 나쁜지를 명백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딜에 따른 경제적, 법적, 그리고 다른 측면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그런 결과들에 대비한 조치들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보고서는 만일 노딜 상황에 이르면 협상을 계속할지를 의회가 표결로써 결정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원회가 이런 보고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여야 위원들 간 대립이 불거졌다.
일부 여당 위원들이 브렉시트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이라며 보고서 채택에 반발하면서 회의 석상을 나가버렸다.
그럼에도 위원회 다수를 차지하는 야권 위원들이 표결을 통해 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이 보고서는 메이 총리가 공개한 12개 협상 원칙에 대한 의회 상임위 차원의 검토 의견을 담고 있다.
힐러리 벤(노동당) 브렉시트위 위원장은 이날 BBC 방송에 "정부가 그런(노딜) 결과를 다룰 대처 방안들을 설명하고 있지 않기에 배드딜보다 노딜이 낫다고 말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벤 위원장은 노딜이 되면 농업 관세, 유럽 내 금융서비스와 병원응급서비스 등이 중단될 것들로 거론했다.
메이 총리는 협상 결렬을 포함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 총리는 협상 결렬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배수진을 치면서도 "합의 도달 실패는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의지도 동시에 강조해왔다.
이번 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마찰과 '노딜'이 낫다는 주장은 근거 없다는 의회 상임위 보고서는 EU 27개 회원국과 상대하는 메이 총리의 협상력을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언론들은 메이 총리의 '노딜' 발언에 협상 결렬 시 맞닥뜨릴 상황을 예측해 보도하는 등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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