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교수 "규제 때문에 디지털혁신 후진국 머물러"

입력 2017-04-04 16:00
수정 2017-04-04 16:02
이병태 교수 "규제 때문에 디지털혁신 후진국 머물러"

"경제권력 중앙정부→지자체로 넘겨야"…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4차 산업혁명'을 위해 규제를 개혁하고 경제권력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지자체)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4일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서울 중구 이 단체 회의실에서 열린 '민간주도형 4차산업혁명 방향모색'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아 이처럼 주장했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과 사업모형 출현'이라고 규정하고 사물인터넷(IoT)과 공유경제 출현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러나 그는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이 한국에서는 구체제의 규제와 기득권 업계의 반발, 정치리스크 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등 유럽연합 노조 '인더스트리올(IndustriAll)' 등이 2015년 의견서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우려에 대해 "신기술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며 "오히려 AI와 노동의 결합으로 더 높은 성능과 효율성, 정확성을 지향하는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교수는 "누가(어느 나라가) 신기술이 만든 일자리를 차지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해 한국이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 권력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넘겨 실험과 경쟁을 유도하는 새로운 경제민주화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을 맡은 한경호 서강대 정보통신기술(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모든 분야에서 시대적·지역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는 결코 막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한 부소장은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정보 불균형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불평등은 심화할 수밖에 없고 이는 불안과 갈등을 초래한다"며 "어떻게 해야 건강한 산업생태계가 조성되고 계속 발전하려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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