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마저 안 도와주나…세월호 육상이송 5∼7일 비 예보
빗물에 세월호 무게 늘고 펄 나올 가능성
(목포=연합뉴스) 윤종석 손상원 김동규 기자 = 세월호 육상 이송 준비작업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날씨까지 변수로 떠올랐다.
기상청은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정박 중인 전남 목포신항 주변에 5∼7일 비가 내릴 전망이라고 4일 예보했다.
전남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20∼60㎜이다. 천둥·번개가 치면서 강한 바람도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비는 세월호를 육상으로 이송하는 데 최적기로 꼽히는 소조기(4∼7일)에 내릴 전망이어서 이송 작업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5일부터 8일까지 최대 3.8m의 파고가 예상되는 등 기상이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면 그동안 무게 줄이기에 안간힘을 쓴 세월호의 무게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세월호 육상 이송을 담당할 모듈 트랜스포터(MT) 작동에 부담이 된다.
해수부는 1만3천460t으로 추정된 세월호를 육상으로 옮기려 MT 456대를 동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MT 456대가 안전하게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가 1만3천t에 불과해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내(천공) 해수와 진흙을 빼냈다.
선체 19곳을 뚫었지만 총 15t 정도의 무게밖에 줄이지 못해 MT를 24대 추가로 동원했다. 그러나 비가 내려 옆으로 누운 세월호 창문 등으로 빗물이 들어가 고이면 다시 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
비는 MT 작업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해수부는 1∼4일 매일 작업자 60∼100여명을 투입해 세월호 받침대 하부에 쌓인 진흙 251㎥를 제거했다. 이는 MT가 작업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MT는 세월호 받침대 밑 통로로 들어가 유압잭을 통해 자체 높이를 높여 세월호를 들어올린 뒤 육지로 나오게 된다.
비가 내려 세월호에 빗물이 들어가면 개방된 옆면이나 배수를 위해 뚫은 천공에서 진흙 등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세월호 받침대 하부에 진흙이 다시 쌓여 MT가 안정적으로 활동할 공간을 정리하기 위해 펄 수거작업을 다시 해야 한다.
선체 정리 업체 코리아쌀베지 류찬열 대표는 브리핑에서 "(MT 작업을 위해서는) 높이보다도 평평해야 한다"며 MT가 작업할 공간에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중 수색 작업 역시 비·강풍 소식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세월호 침몰 지점 수중에 설치한 철제 펜스 안에서 잠수부가 미수습자·유실물을 수색하는 활동도 거센 물살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소조기인 7일까지 세월호 육상 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비와 바람 등의 이유로 이번 소조기를 놓친다면 다음 소조기까지는 15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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