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이두서 롯데 검색하면 日라쿠텐 나와…'노골적' 롯데지우기
中롯데 영화관들 '롯데' 명칭 삭제…불매운동으로 문 닫을 지경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 표시로, 중국 내 온라인상에서도 노골적인 '롯데 지우기'가 자행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내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 정지를 2개월로 연장한 가운데 중국 검색 사이트에선 '롯데'를 검색하면 '일본 라쿠텐'의 공식 홈페이지가 소개된다. 롯데의 존재 자체가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 일부 롯데 영화관 등에서는 불이익을 우려해 '롯데' 명칭을 삭제하고 영업하고 있을 정도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롯데'를 찾으면 상위 항목에 '일본 라쿠텐(日本 樂天)'이 뜬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중국 롯데의 공식 홈페이지와 더불어 롯데그룹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나왔던 것과는 딴판이다.
일본 라쿠텐은 공교롭게도 중국명으로 롯데와 같은 '러톈(樂天)'을 쓰고 있다.
바이두 검색 기능에서의 이런 변화는 '의도적인' 프로그램 변형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롯데를 소개하던 자리가 사라지더니 이번에는 일본 라쿠텐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걸 보니 사드 관련 영향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양(瀋陽) 롯데백화점 내 '롯데 영화관'은 최근 '룽즈싱(龍之星) 국제영화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등의 롯데 영화관도 '롯데'라는 이름을 뺀 채 간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롯데에 대한 불매 운동이 지속함에 따라 '롯데'라는 간판을 단 채 영업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런 보복으로 현지 롯데 마트의 무더기 '휴점' 사태가 최소 두 달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일로 영업 정지 기간이 만료된 단둥시 완다점의 경우 중국 당국으로부터 "27일까지 영업을 추가 정지하라"는 영업 정지 연장 공문까지 받았다.
중국 내 롯데마트는 한 달 이상 문을 닫으면서 이미 까르푸·월마트·중국 토종 마트에 고객 대부분을 뺏긴 상황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롯데마트의 경우 중국 당국에 재점검해 달라고 했는데 나오지 않은 곳도 있고 재점검 전에 추가 지적을 받은 사례도 있다"면서 "단둥 완다점의 경우 중국 당국이 세 차례에 걸쳐 추가 점검한 뒤 추가 시정을 요구하며 오는 27일까지 영업을 정지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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