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인구 비중 1%p 줄면 물가상승률 최대 0.06%p 하락"
고령화 진전, 장기 성장·인플레이션에 악영향
한은, 인구구조 변화 영향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1%포인트(p) 떨어지면 2020년부터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0.06%p 하락하는 등 고령화가 장기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의 강환구 미시제도연구실장은 4일 '인구구조 변화가 인플레이션의 장기추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는 생산가능인구 변화의 영향은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의 장기추세에 반영돼 202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1990년부터 2060년까지 생산가능인구 비중과 인구증가율 변화를 외생변수로 설정하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저출산·고령화 등의 인구구조 변화는 노동공급 감소 경로와 자산가격 하락 경로 등을 통해 장기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매년 평균 1%p 하락하는 경우 202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의 장기추세가 0.02∼0.06%p 내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5년 장기 평균 인플레이션 2.7%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20년대 이후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0.06%p 떨어졌다.
2012∼2015년 장기 평균 인플레이션 1.4%를 기준으로 잡으면 2020년대 이후 연평균 인플레이션 하락 폭이 0.02%p로 감소했다.
인구변화뿐 아니라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변수로 추가하면 인플레이션 장기추세 하락 폭이 0.02∼0.05%p로 소폭 줄었다.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은 1990년대 0.9%에서 하락해 2030년대에는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2050년대에는 평균 마이너스 0.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고령화율)은 1990년대 5.9%에서 2050년대에 약 4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여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생산둔화와 수요위축의 악순환을 통해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본처럼 고령화가 장기간 진전된 후 경제주체들의 기대경로가 본격적으로 작동한다면 인플레이션 하락 효과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통화 정책상 장기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할 때 이런 추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인구구조 변화가 장기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수요관리 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개혁 정책을 장기적인 시계에서 지속해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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