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하원 대통령 연임 개헌 의결 연기…"대화로 합의 모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파라과이 하원이 대통령의 연임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의 의결을 연기했다고 울티마 오라 등 현지 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라시오 카르테스 대통령은 전날 각 정당에 대화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합의점을 찾자면서 회동을 제안했다.
우고 벨라스케스 하원의장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대화 정국이 이어지는 한 헌법 개정안 처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상원은 집권 여당인 홍색당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이 비밀리에 처리한 연임 개헌안이 합법성을 지니고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카르테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상원의원들은 개헌안을 철회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해 당분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1일 카르테스 대통령 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안의 상원 통과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의회 건물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번 혼란은 상원이 대통령의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안을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본회의장이 아닌 상원 사무실에서 비밀리에 통과시킨 데 대해 야권과 일부 국민이 반발하면서 일어났다.
당시 사무실에는 45명의 상원의원 중 과반인 25명이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남미 파라과이는 1954∼1989년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의 오랜 군부 독재를 경험한 후 1992년 독재 회귀를 막기 위해 헌법으로 대통령직 연임을 금지했다.
그러나 2013년 집권한 우파 홍색당의 카르테스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2018년 다시 한 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은 이번 개헌이 파라과이의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독재의 길을 터놓는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번 개헌안은 1일 여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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