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2014년 대선 비자금 재판에 촉각…정국에 새 변수

입력 2017-04-04 06:27
수정 2017-04-04 07:06
브라질 2014년 대선 비자금 재판에 촉각…정국에 새 변수

호세프 이어 테메르도 대통령직 상실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2014년 브라질 대선 당시 연립여당 캠프에 비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정국에 또다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2014년 대선에서 연립여당의 정·부통령 후보는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과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이었다.

연방검찰은 최근 연방선거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호세프-테메르 캠프에 1억1천200만 헤알(약 396억 원)이 불법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연방경찰은 지난해 말 연방선거법원의 요청에 따라 2014년 대선에서 연립여당 러닝메이트의 선거홍보물을 제작한 20여 개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에 직접 연관된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전직 임원들은 검찰과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연립여당의 대선 캠프에 자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4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연방선거법원의 재판에서 유죄가 입증되면 2014년 대선 결과가 무효 처리되고 테메르가 대통령직을 상실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방의회에서 간접선거로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며, 정국은 또다시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은 "연방의회에서 임기 1년짜리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정국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재판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지지율이 간신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테메르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운영에 더욱 큰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0%, 보통 31%, 부정적 55%, 무응답 4%로 나왔다.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거쳐 테메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정적 평가가 55%에 달한 것은 처음이다.

테메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도 나빠졌다. 테메르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9%에 달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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