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지방('미세먼지 터널' 걸어서 통학)

입력 2017-04-03 22:49
[고침] 지방('미세먼지 터널' 걸어서 통학)

'미세먼지 터널' 걸어서 통학…380m 오가면 숨이 '턱'

김재금 김해시의원 "학생들 건강권 위협 장유터널 대책 마련해야"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김해시 장유터널을 오가며 통학하는 학생들이 미세먼지로 위협받고 있다.

3일 김해 삼문고·능동중 학부모에 따르면 시내 부곡동 아파트에 사는 학생 상당수가 2㎞가량 떨어진 학교까지 이 터널을 걸어서 통학한다.

2개 학교 학생 수는 200여 명이다.

장유터널은 김해시 삼문동 산 41에 있다. 시내 삼문동∼부곡동을 잇는 380m 길이다.

학생들이 이 터널을 통학로로 걸어 다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버스를 타면 7곳 정류장을 거치면서 3.23㎞ 운행시간만 21분이 걸린다.

그런데 배차간격은 14∼16분으로 이래저래 기다리는 시간을 합치면 35분 이상이 걸린다.

여기에다 만약 버스를 놓치면 1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터널을 거쳐 걸어가면 집에서 학교까지 25분가량이면 된다.

문제는 통학로 중 차량이 매연을 내뿜는 장유터널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터널을 걷는 시간은 5분가량.



터널 내부엔 인도 차단막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차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고스란히 마실 수밖에 없다.

학생·학부모들은 이에 따라 터널 통학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다.

김모(17) 군은 "터널로 통학하면서 매연으로 목이 붓고 아플 정도지만, 그냥 참으면서 오간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모(41) 씨는 "터널 속 차량이 내뿜는 미세먼지로 학생들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김해시의회 김재금 의원은 터널 내 미세먼지 위험을 경고하고 시에 대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학생 통학시간인 지난달 31일 오전 8시 터널 내부에서 인체에 위험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최고 87㎛/㎥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 25㎍/㎥를 3배 이상 넘긴 수치다.

김 의원은 "학생들 건강권과 통학권을 보호하기 위해 통학버스 배차와 시간을 조절하거나 터널 내 차도 인도 차단막이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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