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후보 르펜 "유로화는 우리 가슴에 들이댄 흉기"(종합)
"獨에 유리한 유로화로 佛경제 원치 않는 방향으로 끌려가"
"르펜 꺼져라, 파시즘 반대" 항의시위 격화…경찰 최루탄 쏘며 진압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극우정당 대선후보 마린 르펜(48)이 유럽연합(EU)과 이슬람에 적대적인 발언들을 쏟아내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르펜의 유세에 반대하는 맞불 항의집회에서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10여명이 연행됐다.
국민전선(FN)의 대선후보 르펜은 주말인 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지방 유세에서 유로화는 프랑스 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독일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프랑스 경제를 끌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르펜은 "우리 경제의 운명은 독일에 유리한 통화(유로)에 달렸다. 유로화는 "(프랑스의) 가슴에 들이댄 흉기와 같다"면서 "다른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강제로)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르펜은 유로화 사용으로 인해 물가상승과 구매력 저하를 초래해 프랑스 경제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르펜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과 유럽연합 탈퇴를 대선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유럽 정치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기관 IFOP와 르피가로 공동조사에선 프랑스 유권자의 72%가 유로존 탈퇴와 프랑화 복귀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르펜은 이날 유세에서 폐쇄적 이민정책과 각종 사회복지의 '프랑스인 우선주의' 실행을 재차 공언했다.
그는 "우리는 프랑스가 국경도 없이, 안전장치도 없이 물적·인적자원 교류에 전면 개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모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이민수용도 대폭 줄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상교육 등의 사회복지를 프랑스 시민들에게만 제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르펜은 또한 "이슬람 근본주의가 프랑스에서 억압적인 지배를 하려고 든다"면서 타협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무슬림 여성들이 외출 시 머리 부분을 가리기 위해 히잡 등을 쓰는 문화를 비판하며 "여성들이 구시대의 옷가지로 자신의 모습을 가리도록 강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낮에는 보르도 빅투아르 광장에서 경찰추산 700여 명의 시위대가 모여 르펜의 유세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파시즘은 독이다' , '마린 르펜 꺼져라, 보르도는 너의 것이 아니다'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다 오후 5시께 경찰과 충돌했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게 돌을 던지며 저항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 10여 명을 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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