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유엔 에볼라 특사 "北아동 질병·영양부족 고통 덜어줘야"

입력 2017-04-03 15:53
前유엔 에볼라 특사 "北아동 질병·영양부족 고통 덜어줘야"

WHO 사무총장 후보 나바로 "北정권과 빠른 논의 원해"

"반기문 리더십 존경…공공서비스 모범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데이비드 나바로 전 유엔 에볼라 특사는 3일 "북한 주민이 건강 문제로 겪는 고통을 인지하고 있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급적 빨리 북한 정권과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국적인 나바로 전 특사는 이날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WHO 사무총장에 선출되면 초반 임무 가운데 하나는 특히 북한 어린이들의 질병과 영양부족으로 인한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월 WHO는 올해 6월 퇴임하는 마거릿 챈 사무총장 후임 후보로 나바로 전 특사를 비롯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전 에티오피아 보건·외교 장관, 사니아 니슈타 파키스탄 전 보건 장관을 선정했다

신임 사무총장은 오는 5월 22∼31일 WHO 194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세계보건총회에서 최종 선출된다.

의사 출신의 나바로 전 특사는 지난 40여년 간 브라질, 방글라데시, 네발 등 50개국 이상에서 공공 보건 활동을 펼쳐왔다. 유엔 에볼라 특사 등을 역임하며 에볼라, 조류독감, 말라리아를 비롯한 각종 질병에 맞선 국제사회의 대응을 이끌어왔다.

나바로 전 특사는 자신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로 거듭 '아동 건강'을 꼽았다.

그는 "사람의 두뇌 등 신체 발달은 태어나서 1천 일 사이에 이뤄진다.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어린 시절의 충분한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염병 대응에 가장 중요한 것을 묻자 "강하고(firm) 현명한(intelligent) 리더십"이라며 "전염성 질병에 대응하는 국가를 신속하게 지원하는 것도 WHO의 임무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초기 대응 및 관계기관 협력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한 바 있다.

이날 나바로 전 특사는 그동안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전염병 예방 및 치료 분야 기여에 대해서도 거듭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는 "훌륭한 많은 한국 분들이 이미 WHO에서 근무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정부와 질병 대응에 함께 협력하고 싶다"면서 "특히 한국 의료진이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와서 에볼라 대응에 기여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예가 한국의 헌신과 용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나바로 전 특사는 특히 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기구 대표가 됐던 고(故)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가 많이 그립다"고 회상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도 함께 일했던 그는 "반 전 총장의 리더십을 존경한다. 왜냐하면 임기 내내 세계에 봉사하는 자세로 임했고, 공공서비스의 모범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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