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또 메이저 대회 최종라운드 도중 벌타 논란

입력 2017-04-03 14:18
작년에 이어 또 메이저 대회 최종라운드 도중 벌타 논란

지난해 남녀 US오픈 존슨과 노르드크비스트도 '페널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최종라운드 12번 홀(파4)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내달리던 렉시 톰프슨(미국)이 3라운드 도중 벌어진 일 때문에 순식간에 4벌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톰프슨은 전날 3라운드 17번 홀에서 마크를 했던 지점에서 약 2.5㎝ 정도 홀에 가까운 곳에 공을 놓고 퍼트했다는 TV 시청자 제보로 인해 4타를 잃었다.

사실 2.5㎝ 정도 홀에 더 가까이 놓고 쳐서 톰프슨이 얻을 이득이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4벌타는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골프 규정에 의한 페널티였다.

골프 규칙 6-6에 보면 '경기자가 스코어 카드 제출 전에 규칙 위반을 몰랐을 경우는 경기 실격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적용규칙에 정해진 벌을 받고 경기자가 규칙을 위반한 각 홀에 2벌타를 추가한다'고 돼 있다.

또 20-7에는 '경기자가 오소(잘못된 장소)에서 스트로크한 경우 그는 해당하는 규칙에 의하여 2벌타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골프 규정 개정 이전 기준으로는 잘못된 스코어 카드 제출로 바로 실격이 될 판이었기 때문에 톰프슨으로서는 실격당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남녀골프 메이저 대회에서는 최종라운드 도중 선두권 선수에 대한 벌타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더스틴 존슨(미국)이 최종라운드에서 벌타를 받았다.

최종라운드 5번 홀(파4) 그린에서 파 퍼트를 할 때 공이 미세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선수가 자세를 취하기 전에 공이 저절로 움직였다면 아무 문제가 아니었겠지만 미국골프협회(USGA)는 '존슨이 공이 움직이는 원인을 제공했다'며 경기가 끝난 뒤 1벌타를 부과했다.

존슨 입장에서는 다행히 2위 선수들과 원래 4타 차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이 1벌타는 존슨의 우승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만 USGA의 결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존슨이 계속 '벌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심리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는 막판 선두 경쟁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벌타가 나왔다.



남자 US오픈 이후 3주 만에 열린 여자 대회에서 브리트니 랭(미국)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연장전을 벌이고 있었다.

3개 홀 성적을 더해 우승자를 정하는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노르드크비스트가 연장 두 번째 홀인 17번 홀(파4) 벙커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규칙 위반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노르드크비스트의 클럽이 벙커에 살짝 닿아 모래가 움직였다.

결국 노르드크비스트의 규칙 위반은 연장 세 번째 홀에서야 선수에게 통보됐고 순식간에 2벌타를 받은 노르드크비스트는 17번 홀 더블보기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두 번째 홀까지 비기고 있는 줄 알았던 랭과 노르드크비스트의 희비가 벌타 부과로 엇갈린 것이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