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태조릉 머리 깎습니다"…건원릉서 5일 억새 자르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는 한식인 5일 경기도 구리 동구릉(사적 제193호)에 있는 태조 건원릉(健元陵)에서 억새 자르기 행사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1335∼1408)는 고향인 함경남도 함흥에 묻히길 원했다. 그러나 이에 따르지 못한 태종은 부친의 무덤을 조성하면서 함흥에서 자라는 억새인 '청완'(靑완<풀초 아래에 亂>)을 가져다 봉분에 심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인조 7년(1629) 3월에 "원래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북도(北道)의 '청완'을 사초(莎草·무덤에 떼를 입히고 다듬는 일)로 썼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다른 능과는 달리 사초가 매우 무성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년에 5∼7차례 잔디를 깎는 일반적인 조선왕릉과 달리 건원릉의 억새는 자주 자르면 죽을 우려가 있어 1년 중 한식날에만 벤다.
이날 행사는 봄 제사인 절향(節享)으로 거행된다. 오전 10시 풀베기를 시작으로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제사인 고유제(告由祭) 봉행, 제향 음식을 맛보는 음복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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