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자율주행차 '세드릭'의 진화 이어지나
獨포츠담 미래연구센터, 수요 파악·기술 개발 지속
(포츠담=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운전면허증 없는 시대가 오는 건가요?"
최근 폴크스바겐 자율주행차 '세드릭'(Sedric)의 연구개발 총본산 격인 독일 포츠담 미래연구센터 투어를 안내한 한 연구원은 이 질문을 받고 "2년 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어느 자리에선가 똑같은 물음을 던졌다"며 웃음을 보였다.
지난달 6일 제네바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세드릭은 자동화 정도의 정점인 레벨 5의 미래 콘셉트카로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토스터처럼 생긴 세드릭은 모든 자동차 기능을 '원 버튼'으로 해결한다는 만능의 이상형(ideal type)으로 자신을 위치 지우면서 디지털 완전자동화의 미래 자동차에 관한 영감을 불어넣었다.
포츠담 연구센터는 바로 이 세드릭의 진화가 어느 정도에까지 이를지 그 자신들마저 궁금해하는 디자이너와 기술진이 한데 어우러진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이었다.
3시간여 센터 투어 후 별도 인터뷰를 한 폴크스바겐그룹 '전기 & 차량 연구' 분야 토마스 포름 대표는 1990년대부터 단계적으로 발전한 연구 역량이 오늘의 세드릭을 낳았다고 소개하며 "앞으로도 기술적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포름 대표는 "결국, 예상하지 못한 모든 (자율주행차 주행의) 주변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 개발과 적용이 관건"이라면서 향후 세드릭의 진화가 거듭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연구센터 소속 내, 외부 디자이너들은 팀을 이뤄 아동, 노인, 장애인까지 망라한 모든 사용자의 수요를 챙기고 동시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상황'을 파악하여 이에 맞는 처방 필요를 제시한다.
그러면 이에 맞춰 기술진이 지혜를 모아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세드릭은 폴크스바겐그룹 자율주행차 총화로 거듭나고 있다.
경찰 수신호와 도로 위 장애물, 악천후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를 탐지하고 분류하며 크기와 거리와 속도를 구분하여 대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연구진은 끊임없이 해법 찾기에 골몰한다.
지금의 세드릭에 무려 15개가 장착됐다고 하는 각종 센서 기술도 그 중 대표적인 하나다. 하이코 쿠르츠 박사는 센서로 취득한 주변 정보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상응한 차량의 대응을 이끄는 그래픽프로세스유닛(GPU) 체제를 설명하면서 "무엇보다도 안전 보장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세드릭은 그러나, '움직이는 안락한 주택 또는 사무실'의 개념을 지닌 콘셉트카인 만큼, 이를 위한 별도 인테리어 전문가들까지 연구소의 한쪽을 차지한 채 실내에 미니 정원을 꾸미고 쾌적한 특수합판 바닥재를 챙기는 작업을 한다.
마티아스 리히터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차 안에 있는 이들이 마치 거실에서 지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센터 기술진과 디자이너들은 이구동성으로 세드릭은 일정 기간 후 출시 차량으로 직접 전환하는 예비모델이 아니라, 자동화 미래기술의 총합으로서의 이상형으로 역할 하며 그룹 내 여러 브랜드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고 영감을 던져주는 본보기모델이라고 했다.
폴크스바겐은 작년 6월 '함께 - 전략 2025'라는 모토 아래 배터리 기술, 디지털화, 자동(자율)운행 등 3개 분야를 신수종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2025년까지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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