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2회말 끝내기' 민병헌 "내일도 훈련하러 올 건데요"
"타격감 안 올라와 스트레스 심해…끝내기 안타로 마음의 짐 덜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 진짜 힘들다."
민병헌(30·두산 베어스)은 연장 12회말 혈전을 마무리하는 끝내기 안타를 친 뒤에 큰소리로 외쳤다.
경기 시간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민병헌은 타격 부진으로 입이 틀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긴 경기를 끝내는, 마음고생도 덜어내는 귀한 한 방이었다.
민병헌은 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 4-4로 맞선 연장 12회말 1사 1,2루에서 상대 베테랑 우완 송신영을 공략해 우중간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올해 KBO리그에서 처음 나온 끝내기 안타다. 민병헌 개인 통산은 4호다.
이날 한화는 1사 2루에서 김재호를 고의사구로 걸렀다.
경기 뒤 만난 민병헌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최근 내가 땅볼도 많이 치고 삼진도 많이 당하지 않았나"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한화의 선택은 적중하지 않았다. 민병헌은 "정말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진짜 안타가 나왔다"며 웃었다.
민병헌은 3월 31일 개막전에 1번타자로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은 3개나 당했다.
1일 한화전에서 3타수 1안타를 치며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삼진 2개를 당한 것에 마음을 썼다.
민병헌은 2일 경기에서 1회말 첫 타석에 좌전 안타를 쳤다.
그러나 그는 "나는 원래 공을 충분히 보고 치는 유형의 타자다. 그런데 워낙 안 맞으니 1회에는 공을 노리고 쳤다"고 했다.
이후 민병헌은 4, 6, 8회에는 내야 땅볼, 10회에는 삼진으로 돌아섰다.
민병헌은 "3일 동안 삼진만 6개를 당했고, 수없이 빗맞은 땅볼로 아웃됐다"고 자책하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전지훈련 때부터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더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기회는 또 찾아왔다. 민병헌은 12회말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냈다.
그는 "그 타구는 만족한다"며 웃었다.
민병헌은 이날 6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제 마음을 놓을 법도 하지만, 민병헌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3일은 경기가 없는 날이다. 민병헌은 "쉴 때가 아닙니다. 내일(3일)도 잠실에 와서 훈련할 겁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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