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정당, TK 적자경쟁 본격 점화

입력 2017-04-02 19:09
한국당·바른정당, TK 적자경쟁 본격 점화

1차 승부처는 4·12 상주·의성·군위·청송 재선거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5·9 대선을 앞두고 TK(대구·경북)에서 펼치는 보수적자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갈라선 두 정당에게 TK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보수의 심장부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TK 민심을 호소하는 논리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 열쇳말은 '배신'이다.

최근 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청와대와 각을 세우다가 낙인 찍힌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상기시켰다.

그는 지난달 29일 정책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게 TK의 정서"라며 "TK는 내가 적자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홍 후보가 자신의 공식 대선출마 장소를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진영의 상징적 장소인 대구 서문시장으로 잡았던 것도 'TK 적자'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간 홍 후보의 발언을 살펴봐도 'TK 적자'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국민도 박 전 대통령을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냈고, 박 전 대통령의 당 징계문제에 대해서도 "당헌·당규에 따라 처분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단죄보다 통합과 포용에 방점을 찍었다.

또 한국당이 모든 권역 중 TK에서 첫 번째로 지역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개최하는 것도 이번 대선에서 TK의 의미가 한국당에 얼마만큼 각별한지를 보여준다.

TK 민심을 얻으려는 바른정당은 홍 후보의 '배신자' 프레임 덧씌우기에 '진짜 배신자를 가려보자'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2일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재선거 대비 현장선거대책회의에서 "어떻게 바른정당이 배신자인가. 친박이 배신자고 박 전 대통령이 배신자"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배신자를 쳐내야 하고 배신자를 쳐내려 바른 소리 한 사람들이 보수를 살리고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며 자신들이 TK 적자임을 강조했다.

유 후보도 "한국당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망치고도 대구·경북에 숨어서 정치하려는 저 세력들을 완전히 몰아내야 대구·경북이 다시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은 3일 대구 민심의 상징과 같은 서문시장을 방문키로 하면서 관련 일정을 확대하는 등 공을 들였다. 순회유세에 기자간담회 일정을 추가하는 한편 김무성 선대위원장과 주 권한대행이 이 일정에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지역구의 4·12 재선거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TK 적자경쟁의 1차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이날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진욱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지도부회의를 여는 등 TK에서만 총 2박 3일을 보냈다.

한국당도 내주부터 시작되는 지역 선대위 발대식 일정 중 틈을 내 김재원 후보를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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