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만 있어라"…화물선 선원 가족의 애끓는 눈물

입력 2017-04-02 12:39
수정 2017-04-02 16:58
"제발 살아만 있어라"…화물선 선원 가족의 애끓는 눈물

뜬눈 밤샌 가족들, 구명뗏목 발견에 안도했다 한국선원 없어 다시 낙담

"선원들이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도록 얼른 구조했으면…"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우리 아들 어서 돌아와, 엄마가 애타게 찾고 있다."

2일 오전, 남대서양에서 연락이 두절된 한국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의 선사 '폴라리스 쉬핑' 부산 해사본부에서는 안타까운 1분, 1초가 흘렀다.

사고 소식을 언론과 선사로부터 전해 들은 한국인 선원 가족들은 1일 밤늦게 대책본부가 차려진 부산 해사본부에 속속 도착했다.



선원 가족들은 인근 숙소에서 구조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한때 구명뗏목에 탄 선원 2명이 구조됐다는 언론 보도에 가족들은 안도했지만, 한국인 선원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에 다시 낙담했다.

날이 밝자마자 선원 가족들은 해사본부에 모였지만, 진전없는 구조에 긴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한 선원 가족은 아들 이름을 부르며 통곡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른 선원 가족들도 눈물을 흘리며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들리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선원 가족들은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주기를 기대했다.

임경준(2기사) 선원의 장인 윤문갑(69) 씨는 "망망대해에서 구명조끼 하나만 입고 있을 선원들이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도록 얼른 구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구명뗏목 1척에 선원들이 생존해 있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최대 16명까지 탈 수 있는 구명뗏목에는 3일 치의 식량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원 가족은 대책본부 벽면에 붙어있던 선사의 '인명안전사고 제로, 무사고 안전제일 운동'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잡아 뜯는 등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선사 측은 오후 1시 선원 가족을 대상으로 화물선 사고와 수색 상황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현재 사고 해역 인근을 지나는 상선들이 선원 수색작업을 벌이는 것을 알려졌으며 정부는 브라질 당국에 요청해 공군 수송기를 파견하도록 했다.

지난달 26일 브라질에서 출발해 우루과이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스텔라 데이지호는 한국시각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0분께 한국 선사에 선박 침수 사실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신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배에는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 등 총 24명이 타고 있었고, 현재 필리핀인 2명만 구조됐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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