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틀째 TK 공략…보수층 반감에 정면돌파 시도

입력 2017-04-02 12:07
수정 2017-04-02 13:19
유승민, 이틀째 TK 공략…보수층 반감에 정면돌파 시도

마라톤 개회식·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원유세 동참

"친박 몰아내야 TK가 산다"…한국당과 '보수적자' 경쟁 본격화

(영주·의성=연합뉴스) 김승욱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후보가 이틀째 TK(대구·경북)에서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바른정당에 대한 TK의 반감을 정면돌파하는 동시에 '보수의 심장'인 TK에서부터 보수 민심을 결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날 대구에 도착해 상가와 공원 등 도심 요충지를 돌며 4·12 재보선 지원유세를 펼친 유 후보는 2일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있는 선친 묘소를 참배한 뒤 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지역 마라톤 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이어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한 김진욱 후보의 지원유세에 동참했다.

유 후보는 김 후보의 의성 선거사무소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현장선대위 회의를 열고 "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망치고도 대구·경북에 숨어서 정치하려는 저 세력들을 완전히 몰아내야 대구·경북이 다시 산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계 김재원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을 겨냥해 "한국당이 처음에 공천을 안 한다고 했을 때 '저 사람들이 그래도 조금은 양심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며칠 있다가 공천하는 것을 보고 '세상에 정치를 이렇게 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한국당 후보를 뽑으면 대구·경북은 그동안 지켜온 자존심을 다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도 이날 회의에서 "친박이 배신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배신자"라며 "진짜 배신자를 쳐내야 하고 배신자 쳐내려 바른 소리 한 사람들이 보수를 살리고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수가 다시 재정비해서 나라를 맡으려면 빨리 깨끗하고 바른정치하는 바른정당에 모여야 하는데 경북만 아직도 한국당에 눌러앉아 이러고 있다"며 "부끄럽지 않나"라고 역설했다.

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도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면서 틀린 길을 가고 있는 대통령에게 잘못된 게 없다며 무조건 따랐던 사람들을 간신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현재 자유한국당에 남아있으면서 무조건 박 전 대통령이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가와 국민을 배신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유승민 후보와 김진욱 후보를 등에 업고 두 후보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같이 유 후보와 당 지도부가 보수층 밀집지역인 경북에서 작심하고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 내 친박을 비판한 것은 한국당과 본격적인 '보수 적자'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의성·상주 장터에서 지원유세를 펼친 뒤 3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서문시장은 대구 민심의 상징과 같은 곳으로 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후보도 이곳을 대선 출정식 장소로 택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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