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인출해 냉장고에 넣어라"…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남부경찰서는 경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울산시 남구에 사는 오모(54·여)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소개하고는 "금융 사기에 연루돼 현금을 빨리 인출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 직원을 연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이어받은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는 남성은 "통장에 있는 돈을 다 인출해 냉장고에 넣어놓으라"며 "경찰관이 출동해 조사할 것이니 집 밖으로 나가 있어라"고 오씨에게 요구했다.
겁이 난 오씨가 일단 전화를 끊고 가족과 상의해보겠다고 하자 남성은 "지금 전화를 끊으면 위험하다"며 막았다.
오씨는 통화를 하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을 찾아갔고, 이를 수상히 여긴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신정지구대 박상오 경위는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박 경위는 전화를 건 남성이 돈을 가지러 올 것으로 판단, 오씨에게 통화를 계속하게 하고 남성이 요구하는 대로 집 비밀번호도 알려주라고 조언했다.
이어 박 경위는 순찰차를 오씨의 집 인근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킨 후 사복으로 갈아입고 집 안에서 잠복했다.
약 50분 뒤 돈을 찾으러 온 중국 동포 대학생 A(26)씨가 집으로 들어오자 박 경위는 현장에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가 전화를 건 남성들과는 다른 인물인 것으로 보고 공범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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