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네스, 지역구 캘리포니아서 '성난 민심'에 곤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트럼프 인수위를 미국 정보기관이 사찰했다고 폭로해 '백악관 커넥션' 의혹을 자초한 데빈 누네스(공화·캘리포니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성난 민심'과 조우했다.
폭로 전날 백악관 관내에서 수상쩍은 행보를 보여 민주·공화 양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사면초가에 몰린 누네스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주 중남부 프레즈노에서 열린 한 연례행사에 참석했다.
1일 ABC방송 등에 따르면 누네스가 모습을 나타내자 300여 명의 시민이 '즉각 사퇴하라', '트럼프와 함께 일어나라', '뭘 숨겨두고 있나. 해시태그(#) 러시아'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 플래카드를 들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시민은 메가폰으로 '겁쟁이 누네스, 어서 나와서 해봐라'라고 크게 외쳤다.
일부 시민은 '의원 누네스, 우리는 애완견이 아니라 감시견을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위해 '총대'를 멘 그의 태도를 비꼬았다.
한 시민은 "독립적인 조사기관에서 제대로 된 조사를 원한다"며 '백악관-누네스 커넥션'을 철저히 파헤칠 것을 촉구했다.
누네스 위원장은 '미 정보기관의 트럼프 인수위 정보수집' 기밀 내용을 발표하기에 앞서 백악관 직원 2명에게서 관련 보고서를 넘겨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앞서 보도했다.
누네스 위원장이 건네받은 문건을 입수한 이는 '러시아 내통' 의혹에 휘말려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NSC(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가까운 에즈라 코헨 NSC 선임국장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한 바 있다.
백악관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와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는 누네스 위원장과 조직적으로 공모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점점 커지면서 누네스는 잇달아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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