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2번 포트 물이…" 남대서양 실종 화물선의 마지막 카톡

입력 2017-04-01 19:55
수정 2017-04-01 20:13
"본선 2번 포트 물이…" 남대서양 실종 화물선의 마지막 카톡

선사 당직자에 침수 상황 긴급보고 후 1분∼2분 만에 연락 두절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긴급 상황입니다. 본선 2번 포트 물이. 샙니ㅏ"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에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Stella Daisy)' 호가 선사에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원문이다.

이어 곧바로 "포트쪽으로 긴급게", "ㄱ울고 ㅣㅆ습니다"라는 짧은 메시지 2개가 추가로 들어왔다.



곧바로 이를 확인한 선사 당직자는 "무슨 상황인지요?"라는 메시지를 급히 보냈지만, 메시지를 보는 것만으로 끝이었다.

스텔라 데이지호의 보고자는 당직자가 이어서 보낸 '인마셋으로 전화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선사 측은 선박용 위성전화(인마셋) 등 모든 통신장비를 활용해 스텔라 데이지호와 연락을 주고받으려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폴라리스쉬핑 정원화 상무는 "이렇게 큰 선박과 불과 1분∼2분 만에 연락이 두절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연락 두절 17분 전인 오후 11시 3분 스텔라 데이지호는 평소와 다름없이 이메일로 위치 보고와 주요 업무 계획 등을 담은 '룸 레포트'를 선사로 보냈다.

2분 뒤인 오후 11시 5분에는 이런 내용을 확인하는 카톡 메시지를 보낸다.

이 메시지를 보면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고 오타도 없다.

그런데 불과 15분 만에 선박에 침수가 발생했고 오타가 섞인 긴급한 메시지가 발송됐다.

당시 침수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갔을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카톡을 통해 보고된 스텔라 데이지호의 침수 부위는 '본선 2번 포트'로 선수와 가까운 좌현의 어느 곳으로 추정된다.



스텔라 데이지호는 길이 311.89m, 선폭 58m, 적재 중량 26만6천141t의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이다.

30여척의 선박을 보유한 폴라리스쉬핑의 주력 선박 중 하나다.

사고 선박에는 선장·기관사·항해사 등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6명 등 모두 24명이 타고 있었다.

조모(46)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선원 8명의 연령은 20∼40대이다. 이들은 서울과 부산, 전북, 강원, 경북, 대전, 전남 등 전국 7개 지역에 주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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