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5라운드…'달라진 安'·'안방 온 孫'·'연정 외친 朴'

입력 2017-04-01 17:07
수정 2017-04-01 18:52
국민의당 5라운드…'달라진 安'·'안방 온 孫'·'연정 외친 朴'

의원들 총출동 '당력 집결'…투표 마감시각 놓고 신경전도

(수원=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이 1일 경기지역 순회경선에서 5번째 격돌을 벌였다.

경선 일정이 오는 4일 대선후보 선출일을 향한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세 후보들의 결의에 찬 모습은 첫 격전지였던 호남경선 때 못지 않았다.

강행군에 체력이 축 날 법도 했지만 저마다 대통령 적임자라고 외칠 때의 비장함은 여전했다.

이변이 없는 한 본선 티켓을 거머쥘 것이 확실시되는 안철수 전 대표의 목소리는 더욱 굵어졌고 눈빛은 더욱 결의에 찼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오랜만에 '고향'에 왔다며 환하게 웃었고,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지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당 소속 의원들은 주말인 데다 첫 수도권 경선인 만큼 총집결해 후보들을 격려했다.



◇ 복식호흡·톤 다운…안철수 '소리의 진화'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국민의당 기호 1번 안철수입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경기지역 순회경선장 정견연설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어색했던 중저음은 제 소리를 찾았고 확신에 찬 눈빛과 어울리며 호소력있는 울림을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교적 얇은 목소리를 지닌 안 전 대표는 광주·전남·제주 지역에서 치러진 1차 경선 때부터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발성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복식 호흡으로 끌어올린 목소리는 톤을 두어 단계 내리면서도 굵고 강하게 흘러나왔다.

대중으로 상대로 연설할 때 평소 자신의 목소리가 전달력이나 울림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에 이를 뜯어고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MBC 100분 토론'에서 목소리가 달라졌다는 사회자 질문에 "주변 참모진의 과외나 도움을 받은 게 아닙니다"라며 "혼자 연습한 결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도 연설 내내 중저음 톤을 유지하면서도 웬만한 후보들 못지않은 성량을 과시했다.

이날 연설을 지켜보던 안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목소리 톤이나 발성법이 바뀌면서 대표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예전보다 일반 국민께 더 잘 전달되는 것 같다"고 했다.

◇ '안방' 찾은 손학규, 장외에선 '압승'…투표시간 마감 놓고 신경전도

이날 장외 응원전의 승자는 단연 '안방'을 찾은 손 전 대표였다.

손 전 대표는 경기도에서만 4번의 국회의원을, 2002년~2006년에는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손 전 대표 지지자들 모임인 '손사모' 회원들은 안 전 대표가 행사장 입구에 도착, 지지자들이 열광하자 일제히 '손학규! 손학규!'를 외치며 맞불 응원전을 펼치며 세를 과시했다.

당 안팎에서는 손 전 대표가 타 후보보다 경기지역 조직력이 탄탄한 만큼 이날 경기경선 만큼은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손 전 대표는 경기경선 결과 전망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대선은 드라마가 있어야지"라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이날 투표시각 마감을 놓고 한때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대표는 경선 투표자를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지난 부·울·경 경선과 대구·경북 경선 때처럼 투표시각 마감을 오후 7시로 하자고 주장했지만 손 전 대표 측은 오후 6시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당 지도부가 손 전 대표 측 손을 들어주면서 경기지역 31곳에 차려진 투표장은 오후 6시에 문을 닫게 됐다.

박 부의장은 앞선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가장 먼저 연설회장에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 박 부의장은 순식간에 몰려든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자 예상치 못했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박 부의장은 경선 판세가 안 전 대표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점을 의식한 탓인지 그동안 내세우던 '호남 대통령' 대신 대연정론을 부쩍 강조했다.

◇ 의원들 총출동…"호남 바람을 수도권으로"

5번째 경선장은 앞선 경선들과는 달리 당 의원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주승용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경진, 김광수, 김성식, 손금주, 이찬열,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10여 명의 의원들은 일찌감치 무대 앞에 앉아 당 대선주자들을 맞았다.

이변이 없는 한 안 전 대표의 경선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당 역시 본선을 앞두고 '당력 집결'에 나선 듯한 모양새였다.

정동영 의원은 기자와 만나 "호남에서 불기 시작한 국민의당 바람이 수도권으로 몰아칠 것"이라며 "우리 의원들도 돕지 않아야겠느냐"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 옆에는 이장호 영화감독(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도 자리했다. 박지원 대표는 행사 전 이 감독을 찾아와 포옹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내가 연예계에서 활동해서 (이 감독을) 좀 안다"며 농담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 교수도 이날 경선장에 함께했다. 안 전 대표 도착 전부터 경선장을 찾은 김 교수는 지지자들은 물론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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