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1㎡ 묘지 5천만원…인접 쑤저우는 외지인 묘지 금지
화장율 47% 불과…묘지난에 규제 늘고 가격도 급등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성묘철인 칭밍제(淸明節·청명절) 연휴를 맞아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대도시 묘지 가격이 화제가 되고 있다. 상하이(上海) 지역의 고급묘지 가격은 평균 집값보다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중국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기당 면적이 1㎡로 제한된 상하이의 고급묘지 가격은 30만 위안(4천900만원)으로 중국 30여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하이의 1㎡당 평균 주택가격 6만 위안(975만원)의 5배에 이르는 액수다. 베이징 지역의 일부 풍수가 좋은 묘지 가격도 15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대도시는 대부분 납골묘 면적은 1㎡, 매장묘 면적은 4㎡를 넘지 못하게 하면서 묘지 사용 기간도 20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의 일반 주택용 토지 사용권 기간이 70년인 것과 비교해도 묘지가격의 급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상하이 서민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묘지가격으로 인해 인접한 장쑤(江蘇)성에 묘지를 옮겨가면서 쑤저우(蘇州) 등지의 묘지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현재 쑤저우 일반 묘지 가격은 현지 신축아파트 평균가격 1㎡당 2만1천110위안(343만원)보다 비싼 3만 위안(487만원)으로 작년엔 한 고급묘지 가격이 12만 위안(1천951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쑤저우시 정부는 지난달초 청명공작회의를 열어 영리 장묘업체가 쑤저우 이외 지역에서 묘지 마케팅을 하는 것을 엄금하고 쑤저우 시민들에게만 장묘서비스를 제공토록 했다.
쑤저우 후커우(戶口·호적)가 없으면 쑤저우에 묻힐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쑤저우시는 또 한 기의 납골묘 면적도 0.7㎡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2개 골분을 넣을 때만 1㎡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아직 사망하지 않은 가족을 위해 미리 묘지를 구매하는 것도 금지하고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병원 진단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해야만 합장묘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쑤저우시의 이런 정책은 외지인 묘지 증가로 인해 토지자원이 급감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쑤저우엔 현재 42만기의 무덤을 공급해주는 30곳의 영리성 공동묘지가 있는데 오는 2020년이면 묘지 자원 공급이 동나 연간 4만2천명에 이르는 쑤저우 사망자들이 묻힐 곳이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지 한 장묘업체 대표는 쑤저우에 묘지를 쓰려고 상담하는 사람의 60%가 상하이에서, 20%는 저장(浙江)성에서 온다고 전했다.
묻힐 곳도, 묻힐 돈도 없는 중국의 서민들은 장묘사업체들의 폭리에 불만을 토로하며 "죽기도 힘들다"는 푸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중국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며 묘지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인구의 10%가 65세 이상의 노인층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수치는 오는 2050년이면 2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억의 거대 인구만큼이나 매년 죽는 사람도 1천만명 가까이 이르는 만큼 중국 당국은 묘지로 인한 토지자원 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장장 보급, 친환경 장례 등 장묘개혁 조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뿌리깊은 매장 선호 의식으로 인해 화장비율은 지난 2005년 53%에서 2015년 47%로 오히려 떨어진 상태다.
중국 당국은 2020년까지 화장률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수목장(樹木葬), 화단장(花壇葬), 유골을 강이나 바다에 뿌리는 수장(水葬)·해장(海葬)과 함께 관을 똑바로 세워 묻는 직립 매장도 장려하는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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