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사람 혈관을…불붙은 4차 산업혁명 경쟁

입력 2017-04-02 11:00
3D 프린터로 사람 혈관을…불붙은 4차 산업혁명 경쟁

전세계 상용제품만 110여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 글로벌 바이오프린팅업체 오르가노보(Organovo)는 호주의 엔지니어링기업 인베텍(Invetech)과 제휴해 세계 최초로 상업용 3차원(3D) 바이오 프린터 '노보젠'(NovoGen)을 개발했다.

노보젠은 지방과 골수에서 추출된 줄기세포를 활용해 환자에게 이식 가능한 조직과 장기를 제작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이미 동맥혈관을 만드는 데 성공해 손상된 신경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5년 내 임상시험 완료 후 바이패스(우회) 수술에서 이식용으로 사용될 혈관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빠르게 뛰어들면서 이미 상용화된 제품만 100개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KOTRA)는 2일 내놓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제품 개발 트렌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전 세계 주요 18개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현황을 점검했다.

선도국가인 미국은 '미국혁신전략', '국가제조혁신네트워크(NNMI)' 등 다양한 신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도 각각 '신(新) 산업구조 비전'과 '신 하이테크전략'을 내세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 중이다.

러시아, 중국 등 후발주자는 미국과 유럽 중심의 산업 헤게모니를 역전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국은 '제조 2025'와 '인터넷 플러스', 러시아는 '2035 국가 기술 이니셔티브'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내놓았다.

기업, 학계, 정부 간 협력 플랫폼을 통한 생태계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혁신센터(MII)'와 '국가 빅데이터 연구개발 이니셔티브', 독일의 '혁신클러스터', 네덜란드의 '산업별 필드랩(Field Lab)', 호주의 '4차 산업 전담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정책의 핵심은 첨단 기술 아이디어와 상용화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다.

정부는 측면 지원으로 민간이 자유롭게 신기술을 연구하고 빨리 상용화할 수 있게 돕는다.

예컨대 일본은 '그레이존 해소제도', '기업 실증 특례 제도' 등 기업 스스로 규제의 재검토를 제안할 수 있는 미니 규제 완화 제도를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각국에서는 110여개의 첨단융합산업 제품을 선보였다.

곡을 연주하는 테이블(일본), 인공지능(AI) 의료진단시스템(중국),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기상재난 예측 시스템(영국) 등이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승자가 독식하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특성상 과거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재빠른 추격자)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민간의 자유로운 기술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담기구 설치, 국가 간 교류 확대, 소재부품 개발 등을 빨리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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