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불허 확약서'…박삼구 "달라" vs 산은 "줄 이유 없다"
산업은행이 中더블스타에 보낸 공문 놓고 양측 2차 공방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산업은행이 중국의 더블스타에 줬다는 '확약서'가 금호타이어[073240] 매각을 둘러싼 산업은행-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간 갈등의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회장 측은 이 확약서를 받지 못해 매매조건을 완전하게 통지받은 것이 아니므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힐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산업은행은 확약서를 박 회장에게 줘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2일 양측의 말을 종합하면 금호타이어 입찰 과정에서 더블스타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에 대해 문의하자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박 회장 측은 이 공문을 '확약서'라고 지칭하고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에 보낸 서류가 있으나 '확약서'라는 이름의 공문은 없다며 확약서라는 표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컨소시엄 불허'는 박 회장과 채권단이 2010년에 맺은 약정서의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란 조항에 대한 산업은행의 해석이다.
산업은행은 법무법인에 자문해 이런 입장을 세웠다고 하지만 다른 한편 금호타이어 입찰의 흥행을 위한 조처로도 보인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금호타이어를 되찾아갈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입찰에 나설 기업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 측이 지난달 16일 금호타이어의 매각 절차를 문제 삼았을 때 확약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에는 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간 맺은 주식매매계약서(SPA)의 발송 여부와 컨소시엄 구성안의 주주협의회 안건 상정 문제에 가렸지만 이 두 사안이 해소되면서 확약서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박 회장 측은 이 확약서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문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확약서에 우선매수권의 범위를 규정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매조건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에게 알려야 하는데, 매매조건의 한 부분을 차지한 확약서를 받지 않은 이상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산업은행에 통보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확약서'를 박 회장 측이 요구할 권리도, 산업은행이 줘야 할 의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법적 소송으로 갔을 때 법원이 문서 제출을 명령하면 제출하겠지만 현재로써는 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확약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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