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담배 초과반입 한국인 적발 급증…10배 '벌금 폭탄'

입력 2017-04-04 08:37
태국서 담배 초과반입 한국인 적발 급증…10배 '벌금 폭탄'

세관구역 통과 후, 환승 구역서도 적발…전자담배 소지도 불법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여행이나 사업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하면서 한도(성인 1인당 200개비)를 초과해 담배를 반입했다가 '벌금 폭탄'을 맞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1인당 반입 한도를 준수한 경우라도 세관 통과 후 여러 사람이 구매한 담배를 한두 사람이 모아 소지하면 적발 대상이 되며, 전자담배 소지와 사용 자체가 불법인 사실을 모른 채 관광에 나섰다가 적발돼 벌금을 부과받는 예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인 관광객 A 씨는 지난달 22일 태국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담배 초과반입 사실이 적발돼, 인천-방콕 왕복 항공권 가격보다 많은 3만4천650바트(약 113만원)의 '벌금 폭탄'을 맞았다.

A씨가 태국에 입국하면서 소지한 담배는 모두 4보루로 1인당 반입 한도의 4배에 달했다.

태국 소비세청은 초과반입한 담배 가격에 수입 시 부과하는 특소세(세율 87%)의 10배가량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따라서 보루당 22달러(2만4천600원)인 담배 4보루를 반입한 A 씨에게 100만 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된 것이다.

또 당국은 적발된 담배를 압수하고 벌금 납부를 거부하면 특소세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사법당국에 인계해 처벌한다.

1인당 반입 한도를 지킨 경우라도 이를 특정인이 취합해 소유했다면 적발 대상이다. 또 세관 구역을 통과한 뒤에도 당국의 초과반입 적발은 계속되며, 입국하지 않고 환승을 위해 환승 구역에 머무는 경우도 예외는 없다.

지난달 6일 단체로 태국을 방문한 한국의 한 축구동호회 회원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1인당 1보루씩 담배를 사 태국에 왔으며, 세관 구역을 통과한 뒤 각자 사온 담배를 함께 보관하기 위해 총무에게 건넸다가 적발됐다.

단속에 나선 공무원에게 담배를 각자 따로 샀다는 것을 증명하려 영수증을 제시했지만 소용없었다.

사전 신고 없이 여러 사람이 구매한 담배를 1명에게 일괄 반입하도록 하는 경우도 범칙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6일에는 인천공항에서 담배 11보루를 사 방콕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려던 한국인 B씨가 방콕 공항 환승 구역에서 적발돼 거액의 벌금을 물었다.

B 씨는 태국에 입국할 의지가 없다면서 사우디행 항공권을 제시했지만, 태국 소비세청 직원은 이미 출입국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입국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벌금을 부과했다.

사정을 모른 채 전자담배를 가져왔다가 적발당한 예도 있다.

C 씨 일행은 지난 1월 초 일행 4명과 함께 방콕 시내 관광 도중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전자담배를 소지한 것을 확인한 경찰은 1인당 5천바트(약 16만원)씩 모두 2만5천바트(약 81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태국에서는 전자담배 소지와 사용도 불법이다.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는 않지만 최근 담배 초과반입으로 적발돼 곤란을 겪고 즐거운 여행 분위기를 망치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며 "위법사항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태국 정부의 권한인 만큼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벌금이 과하다거나 자신에게만 가혹한 검사를 한다고 소란을 피우면 오히려 더 큰 불이익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현지 규정을 잘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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